내용요약 한기평 신용등급 하락 트리거 충족
면세사업 수익성·재무부담 개선 시급
신라면세점 서울 / 호텔신라 제공
신라면세점 서울 / 호텔신라 제공

|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 호텔신라(대표이사 이부진)가 인천국제공항 오프라인 면세점 영업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외형 축소 및 재무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막대한 임차료 부담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수익성 회복을 꾀한다는 전략이지만, 신용등급 하락 트리거를 사실상 충족해 추가 등급 하락이 우려된다.

호텔신라는 지난 18일 면세사업부문의 인천공항점 DF1권역(향수·화장품·주류·담배) 영업 중단 계획을 공시했다. 2023년 운영 사업권 계약 이후 약 2년 만에 철수다. 과도한 임대료로 인한 적자 누적에 따른 결정이다. 잠정 영업정지 일자는 오는 2026년 3월 17일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단기적인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사 전체의 재무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면세업계는 최근 몇 년 간 중국 단체 여행객 감소,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호텔신라의 실적 또한 하락세를 걷고 있으며 현금창출력도 약해진 상태다.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장 올해도 매출 감소가 확정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한국기업평가(한기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호텔신라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9475억원이었다. 면세사업 부문은 3조281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영업정지를 결정한 인천공항점 DF1권역의 매출은 4293억원 규모로, 면세사업 부문의 13.1%, 전체매출의 10.9% 비중을 차지한다. 사실상 호텔신라의 핵심 사업군 중 한축이 멈춘 셈이다.  

최근 3년간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2년 4조922억원, 2023년 3조5685억원, 2024년 3조947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783억원, 2023년 912억원으로 선방했지만, 지난해 52억원 적자가 발생했다.  

더불어 계약기간 종료 전 면세사업권 반납에 따라 인천공항공사에 약 1900억원의 위약금을 지불했다.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호텔신라의 재무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현금지표도 현재로선 불안한 상태다.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주는 에비따(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2024년 기준 1271억원으로 전년(2189억원)과 비교해 918억원 감소했다.   

순차입금은 2022년 1조553억원, 2023년 1조1582억원, 2024년 1조2546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지표로, 순차입금이 늘어날수록 유동성 자산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은 개선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2년 444%, 2023년 394%로 위험 수준이었다가 지난해 196.9%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022년 55.0%에서 2023년 53.2%, 지난해 43.4%로 10%p 감소했다.

문제는 추가 신용하락이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기업평가 하향 트리거는 에비따 대비 순차입금은 5.5배, 차입금의존도는 45% 초과다. 

호텔신라의 올 상반기 기준 에비따 대비 순차입금은 6.8배, 차입금의존도 44.5%로 하향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앞서 한기평은 지난 6월 호텔신라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되,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면세사업 부진으로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점,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점,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 폭이 제한적일 전망인 점 등이 반영됐다.

한기평 측은 "호텔신라 면세사업부문의 최근 이익기여도는 매출 규모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특히 인천공항점 DF1권역은 임차료 부담이 높아 최근 면세부문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라며 "면세사업 영업수익성 회복 수준과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의 완화 여부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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