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스타 마케팅보다 가성비 좋아…부정 이슈 리스크도 없어
보수적 이미지 벗어나 미래 잠재고객 유치 수월해
은행권이 스타 마케팅 못지 않게 캐릭터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은행권이 스타 마케팅 못지 않게 캐릭터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은행권이 스타 마케팅 못지 않게 캐릭터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그룹 차원에서 캐릭터를 자체 제작하거나 친숙한 캐릭터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 주력층으로 자리매김한 MZ세대는 물론, 미래 잠재 고객이라 할 수 있는 미성년 고객들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캐릭터 마케팅은 투자대비 광고 효과가 좋을 뿐 아니라 대중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어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도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캐릭터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토대리'와 '깜자'를 시작으로 올해는 '침착맨'·'월레스와 그로밋'과 협업해 'ONE 체크카드'를 출시해 4차례 연속 완판됐다. 또한 한정판 카드인 '토대리’와 '깜자' 는 출시 3주만에 총 8만장 한도가 완판됐으며 앵콜 출시한 2만장도 모두 완판됐다. 

지난 6월에는 메가 인플루언서 ‘침착맨’과 ‘ONE 체크카드 침착맨 에디션’을 4만장 한정으로 출시했으며 7월에는 인기 애니메이션인 ‘월레스와 그로밋’의 한정판 카드를 5만장 출시해 한달만에 모두 완판됐다.

최근에는 2030세대 여성 금융 소비자를 겨냥해 인기 캐릭터 브랜드인 ‘오키키’와 제휴해 ‘ONE 체크카드 오키키 에디션’을 출시했다. ‘오키키’는 천진난만한 말티즈 ‘댕이’와 그의 애착 인형 ‘때지’, 때지의 단짝 친구 ‘개굴희’ 등 독창적인 설정으로 귀엽고 따뜻한 감성을 가진 캐릭터다. 이 카드는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일상 속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MZ세대, 특히 2030 여성층의 공감을 얻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에 따르면,  ONE 체크카드는 출시 11개월 만에 100만장을 돌파했으며 카드 사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일반 카드에 비해 캐릭터 체크카드 이용률이 3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에서는 우리은행이 캐릭터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에 금융권 최초로 꿀벌 ‘위비’ 캐릭터를 론칭했으며 이듬해에는 나비나 원숭이 등,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과 곤충을 의인화한 다섯 개의 캐릭터를 추가해 위비프렌즈를 완성했다.

우리은행은 위비프렌즈 캐릭터를 앞세워 모바일 뱅킹앱인 ‘위비뱅크’를 생활밀착형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안착시켰다. 또한 △모바일메신저(위비톡) △페이먼트 △온라인 마켓 등 다양한 제휴사업을 펼치며 위비프렌즈를 금융권 대표 캐릭터로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위비프렌즈의 정체성을 ‘K-POP 아이돌'로 재정비해 이벤트을 비롯한 다양한 홍보와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은 영유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핑크퐁'과 '아기상어' 캐릭터를 이용해 유튜브 콘텐츠와 통장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라이엇 게임즈의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와 협력해 틴틴카드 ‘영혼의 꽃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 밖에 KB금융그룹은 그룹 대표 캐릭터인 '스타프렌즈'를 통해 전시회·유튜브 콘텐츠·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iM금융그룹은 그룹 대표 캐릭터인 ‘단디’와 ‘똑디’를 활용해 이마트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콜라보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프렌즈 캐틱터로 체크카드와 앱테크 마케팅 등에 활용하고 있으며 신한은행도 자체 공식 캐릭터인 '신한 프렌즈'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다양한 콘텐츠에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이 K-팝 가수와 같은 스타 마케팅 못지않게 캐릭터 사업에 열중하는 이유는 가성비가 좋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해 미래 잠재 고객을 유치하기가 수월하기 떄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 캐릭터 마케팅은 K-팝 스타 모델과 비교해 무엇보다 가성비가 좋고 이슈 리스크가 없으며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고 어떠한 상품에도 적용하기 수월해 10~20대 잠재고객 유치에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융권은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한 곳인데 캐릭터를 활용해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는 동시에 트렌디하고 글로벌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어 고객과 '감성적인 유대감'을 조성할 수 있다"면서,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유명 가수· 배우·스포츠 스타 등과 비교해 효과적이다"고 밝혔다. 

KB경영연구소는 "국내 금융사는 어렵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젊은 고객층의 관심을 금융사로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캐릭터 마케팅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함께 느끼는 공감 비즈니스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마케팅 시장에서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분야로 확대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캐릭터 마케팅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도 젊은층 고객의 관심을 사로잡고 친근한 소통을 위해 자체 개발한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은 젊은층 고객의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수달을 형상화 한 캐릭터 ‘미도스케'를 개발했으며 미쓰비시UFG파이낸셜그룹(MUFG)의 신용카드 자회사인 미쓰비시UFJ니코스와 협업해 마스코트 캐릭터 ‘토리'를 론칭했다. 홍콩의 핀테크 기업 푸투홀딩스는 디자이너를 직접 채용해 ‘푸투 패밀리’ 캐릭터를 선보여 다양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관련 시장의 규모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세계 캐릭터 라이선스 시장 규모는 3400억달러(약 474조원)로 평가된다. 2022년부터 5년동안 연평균 4.1% 성장해 2027년에는 3832억달러(약 53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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