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현경 기자 |  여야 원내지도부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오는 25일 열리는 본회의 상정 안건을 두고 이틀에 걸쳐 논의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보류하고 민생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고 거듭 강조했으나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본회의에서 여야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치할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30여분간 본회의 상정 안건을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추가 회동 일정 역시 잡히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은 오는 24일 운영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25일 본회의에서 경제부처 개편·검찰청 폐지을 핵심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쟁점 법안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국회법 개정안과 60여건의 비쟁점 민생 법안도 한꺼번에 올릴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검찰청 폐지가 형사사법체계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 설치법 역시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사실상 교체하기 위한 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합의 불발에 따라 국민의힘이 사실상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쟁점 법안뿐 아니라 비쟁점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경우 60일 넘게 필리버스터 대치가 이어질 수 있다.

회동에 앞서 이날 송언석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민주당이 25일 본회의에서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법안을 졸속으로 강행 처리하려 한다"며 "우리 당은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예고했다.  

송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추석을 앞두고 민생 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했지만 정부조직법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민주당 의지에 막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내일 운영위에서 예정대로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걸면 상대하겠다"고 했다.

김현경 기자 khk@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