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금융권이 52조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데이터 사업 확대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全) 산업군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적 발전으로 과거 내부에서만 활용됐던 데이터 활용범위가 ‘분석 중심’에서 ‘유통·판매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를 분석하고 광고 진행 등을 통해 직접 수익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사업 범위를 확대함은 물론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 산업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데이터 활용도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데이터 수익화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2024년 기준 글로벌 데이터 시장 규모는 약 6750억달러(약 940조원)로 추정되며 미국·유럽연합(EU)·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데이터 활용을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 데이터 산업은 금융업을 중심으로 직접적 수익화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데이터 판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산업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데이터 산업 시장 규모는 약 30조7000억원으로, 지난 5년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11.3%에 달하다. 이에 오는 2029년에는 시장 규모가 5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데이터 산업은 데이터에 대한 신뢰 부족과 개인정보보호 규제 등으로 주요국과 비교하면 아직은 초기 단계다. 다만 정부 주도 하에 데이터 관련 정책 및 IT 인프라 관련 규제가 점차적으로 완화되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마이데이터 2.0 서비스가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금융데이터는 타 산업과 비교해 축적된 양이 많고 정확도와 신뢰도가 높아 양질의 데이터로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정보통신기술(ICT)·유통업·보건의료 등 타 산업과의 융합이 용이해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과 같은 제도 변화와 맞물려 데이터 유통 사업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비이자수익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은행권은 데이터 사업을 확대하거나 시장 입지 다지기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뱅크는 금융 특화 광고 플랫폼인 '카카오뱅크 AD'를 통해  데이터 기반 광고 등으로 공격적인 직접적 수익화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AD는 26주 적금, 프렌즈 체크카드 등 카카오뱅크의 핵심 상품·서비스와 연계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고 고객 재방문을 유도하는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광고 수익은 지난해 2분기 26억원에서 올해 2분기에는 무려 69%가 성장한 44억원으로 집계됐다. 

토스뱅크 등을 중심으로 슈퍼앱을 구축한 토스의 광고 사업부인 '토스애즈'는 거래 기반 정밀 타깃팅 광고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광고 월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토스의 핵심 매출원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누적 광고 수는 전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카드를 중심으로 그룹 내 보험사와 메시징·마이데이터 광고 사업을 진행 중이며, 향후 그룹 내 주요 관계사와 데이터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지난 2019년 금융권 최초로 데이터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하나 DxP(Data Expert Program) 과정'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하나 DxP 과정'은 현장 경험 중심의 금융 데이터는 물론 생성형 AI 등 비금융까지 접목된 새로운 인사이트 발굴을 위해 데이터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승렬 하나금융 부회장은 “데이터는 단순한 자료가 아닌 타깃 분석, 고객 맞춤형 마케팅 등 현업의 성과로 연결되는 핵심 자산이다”며 "앞으로 데이터 기반 금융서비스를 혁신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희재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 활용은 필수 전략으로 자리매김했으며 방대한 금융데이터를 보유한 금융사에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다"면서, "현재까지 데이터 수요는 직접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 확보와 마케팅 효율화 등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향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은행은 기존의 내부 활용에서 나아가 이종 업체와 협업을 통해 데이터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데이터 판매·API 제공·컨설팅 등 외부 수익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특히 금융지주사는 그룹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정책당국은 광고 허용 등 제도적 기반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