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LPGA 통산 3승 프로골퍼 출신 안신애 메르베이 대표 인터뷰
관심사 뷰티를 사업으로 연결
건강 챙기고 베풀기 위한 삶
"하루하루 최대한 행복하게 많이 웃으면서 살고 싶다"
프로골퍼 출신 안신애 메르베이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최대성 기자
프로골퍼 출신 안신애 메르베이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최대성 기자

|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이수그룹 챔피언십은 프로골퍼 안신애(35)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힌다. 2라운드까지만 해도 이븐파 144타 공동 60위로 컷 탈락할 뻔했던 그는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고 공동 23위로 올라서더니 최종 4라운드에서 5타를 더 줄이고 공동 선두로 홀아웃했다. 이어 4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마침내 생애 첫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KLPGA 신인왕 출신에 투어 통산 3승을 거둔 미녀 골퍼에서 최근 화장품 브랜드 메르베이(MERBEI) 대표로 깜짝 변신한 안신애를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년 전 기억을 더듬은 안신애 대표는 “이수그룹 챔피언십 우승은 가장 기분 좋은 기억이었다”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매달리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되더라. 선수 생활로 끈기와 근성을 배운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실 대회 전 ‘우승하고 싶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적이 있다. 그전엔 그런 글을 올린 적이 없었는데 제 속에 간절함이 있다 보니 이뤄지더라. 어설프게 원하는 게 아니라 간절하게 마음먹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2015년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안신애가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2015년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안신애가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관심사 뷰티를 사업으로 연결

안신애 대표는 10년 만에 다시 ‘반전’을 꿈꾼다. 사업가로서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건국대에서 골프지도학을 전공했던 그는 은퇴 후 레슨 프로나 미디어 프로 등이 아닌 화장품 브랜드 사업가의 길을 택했다. “선수 때부터 뷰티와 패션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다. 투어 뛸 때 고민거리 중 하나였는데 은퇴 후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다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선크림 등 화장품 만드는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신애 대표는 외주 업체를 제외하면 직원 3명과 함께 메르베이 브랜드 사업을 하고 있다. 오전 7시쯤 기상해 9시까지 출근하고 오후 6시 퇴근 후 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골프 선수로서 고독하게 혼자만의 싸움을 오랫동안 하다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고 아이디어도 얻는 등 함께 어우러져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가는 요즘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프로골퍼 출신 안신애 메르베이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프로골퍼 출신 안신애 메르베이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안신애 대표는 “좋은 원료들을 조합해 피부가 천천히 노화될 수 있게 하는 화장품을 만들고 있다. 저도 골프를 하면서 기미, 잡티, 점 등과 전쟁을 치러왔다. 여자들은 깨끗하고 맑은 피부를 선호하는데 멜라닌 색소 정도는 예방, 개선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만든 화장품이다. 잡티 없이 깨끗한 피부를 만들어줄 수 있다. 가격도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라고 제품의 장점을 소개했다.

그레이 컬러 팬츠에 네이비 블루 오버핏 재킷 등 트렌디한 착장으로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안신애 대표에게 뷰티의 정의에 대해 물었다. 이에 그는 “평소엔 편한 차림으로 있지만 오늘은 예쁘게 보이겠다고 앞머리를 잘랐다. 화장을 하고 눈썹을 붙이고 재킷도 입었다. 저는 이런 걸 즐기는 편이긴 하지만, 사실 누군가에겐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다. 그래도 그런 불편함을 이겨냄으로써 더 남다른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철학을 밝혔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만큼 결혼관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안신애 대표는 “언젠간 결혼하고 싶은데 아직은 제 인생 살기 바쁘다. 앞만 보고 살아왔는데 그래도 마흔이 되기 전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은 생각이다. 그런 것들은 또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천천히, 때론 조금은 급하게 생각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프로골퍼 출신 안신애 메르베이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프로골퍼 출신 안신애 메르베이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건강 챙기고 베풀기 위한 삶

사업가로서 강인한 체력은 필수에 가깝다. 췌장암으로 오래 투병하셨던 아버지를 최근 하늘나라로 떠난 보낸 안신애 대표는 일 외적으론 건강에 관심이 쏠려 있다. 그는 “40세 전에 아이를 낳으려면 제 몸을 잘 가꿔야 한다. 은퇴하니 운동하긴 싫고 그렇다고 먹는 습관은 남아있는데, 이제부터 헬스 등으로 좀 관리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 프로골퍼 시절에도 꽤 많은 돈을 벌었던 안신애 대표는 “돈과 행복은 분명 연관성이 있다. 물론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지만 남에게 손 벌리는 것만큼 불행한 건 없다는 생각이다”며 “저는 남들에게 베풀려고 돈을 버는 것도 있다. 얻어먹고자 하는 게 아니라 남들에게 밥 한 끼 사고자 일을 해 버는 것이기도 하다. 주변에 밥 한 끼 사는 것부터 해서 베푼다는 건 저의 큰 행복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프로골퍼 출신 안신애 메르베이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프로골퍼 출신 안신애 메르베이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8년 전 본지에 고정 칼럼 ‘안신애의 필드 다이어리’를 연재했던 안신애 대표는 “인터뷰 기사들이 올라오면 우승 이력 등 제 커리어를 기억해 주시고 박수 쳐주시는 게 느껴지는 댓글들이 있다.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당시 칼럼을 읽어주신 분들이지 않았을까 한다“며 ”저란 사람에게 이런 커리어가 있다는 걸 자랑해 주시듯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께 참 감사하다”고 언급했다.

안신애 대표는 “즐겁게 하고 있는 이 일이 무럭무럭 성장하면 좋겠다. 신인 때 우승을 향해 달려갔던 마음처럼 다시 그런 목표를 갖고 열심히 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물론 ‘너무 많이 생각하진 말자’는 게 인생 가치관이다. 미래 계획을 하기보단 하루를 사는 편이다. 계획을 길게 잡지 않고 짧게 잡는다. 먼 미래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고 우울해지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 최대한 행복하게 많이 웃으면서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운동과 식습관 개선, 자외선 차단 등을 통해 느리게 나이 들려는 ‘저속 노화’와 내면의 아름다움을 뜻하는 ‘이너 뷰티(Inner Beauty)’는 요즘 시대 핵심 키워드들이다. 사업가로 변신한 안신애 대표는 도회적이고 세련된 외모만큼이나 트렌디한 것들로 하루를 알차게 채워가고 있었다.

프로골퍼 출신 안신애 메르베이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프로골퍼 출신 안신애 메르베이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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