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9월 18일 정식 운항 예정인 한강버스 사전 체험기
지하철·시내버스와는 차별화된 전망
선착장 접근성 문제는 셔틀버스로 개선
한강버스가 한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서울관광재단 제공
한강버스가 한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서울관광재단 제공

|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 한강 조망권을 가진 부동산은 때에 따라 수십억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될 정도로 가치가 높다. 오는 9월 18일 정식 운항을 앞둔 한강버스는 누구나 일상에서 매일 한강뷰를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 특별함이 일상이 되는 ‘도시 낭만’을 꿈꾼다. 한강버스는 ‘출퇴근’과 ‘관광’을 아우를 수 있는 남다른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하철·시내버스와는 차별화된 전망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를 나와 200m 가까이 걸으면 여의도 선착장이 나온다. 건물 내부 3층에는 최근 들어선 스타벅스가 여의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1층에서 승선 절차를 마치고 설렘 한 스푼을 담아 한강버스에 올랐다.

오전 10시 30분 출항하기 시작한 한강버스는 ‘서울의 자랑’ 한강을 힘차게 가로질렀다. 63스퀘어를 지나기 시작한 한강버스는 한강철교와 노들섬을 차례로 지났다. 구름 한 점 잘 보이지 않는 푸르른 하늘과 한강 물결 위로 보이는 윤슬, 우뚝 솟은 63스퀘어와 거대한 한강철교가 만나 서울 특유의 세련된 외관을 완성했다. 지하철 내부에서 보이는 어두운 벽뷰와 시내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길거리 건물뷰와는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했다.

한강버스 여의도 선착장 건물 전경. /박종민 기자
한강버스 여의도 선착장 건물 전경. /박종민 기자

한강버스는 155~199인승으로 규모는 길이 35.5m, 폭 9.5m, 총 169톤에 이른다. 내부에 가지런히 배열된 좌석들만 봐도 수용 인원이 꽤 되어 보였다. 한강버스 내부에는 파노라마 통창으로 한강 경치와 야경을 조망하며 노트북 사용 등 개별 업무도 가능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아울러 커피, 베이글 등 간단한 식음료도 판매될 예정이다.

체험 중인 시민들은 하나둘 야외 갑판으로 나와 한강뷰를 마음껏 즐겼다. 여자친구와 함께 한강버스를 체험한 김준환(25) 씨는 “낭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날씨도 좋고 좋은 기회에 탑승하게 됐다. 한강버스가 출퇴근용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하는데 관광용으로도 괜찮을 것 같아서 향후 많이 들 오실 것 같다. 정식 운항하면 관광 목적으로 종종 탈 생각이다”라고 웃었다.

◆선착장 접근성 문제는 셔틀버스로 개선

요금은 성인 편도 기준 3000원이다. 어린이(만 6∼12세)는 1100원, 청소년(만 13∼18세)은 1800원이다. 기후동행카드로 지하철과 버스 환승 할인도 적용된다. 한강뷰를 경험하는 관광 목적까지 고려했을 때 가격은 부담되지 않는 편이다. 한강버스는 국내 최초 친환경 수상 대중교통이기도 하다. 친환경 엔진을 사용해 디젤 엔진 대비 탄소배출 52%를 절감하게 된다. 자전거 거치대(20대)와 이동약자를 위한 휠체어석(4석)도 존재했다.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7개 선착장을 오간다. 여의도를 떠나 잠실 선착장으로 가는 경로에서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역시 롯데월드타워와 만남의 시간이었다. 서울 하늘이 닿을 만큼 우뚝 솟은 높이 555m의 123층 건물이 한강버스를 탄 이들을 반겼다. 퇴근 후 일몰 또는 밤하늘과 함께 보면 낭만 그 자체가 될 터다.

한강버스 야외 갑판에서 본 서울 롯데월드타워 모습. /박종민 기자
한강버스 야외 갑판에서 본 서울 롯데월드타워 모습. /박종민 기자

시속 31.5~37km의 한강버스에서 잔잔하게 일렁이는 물결과 우뚝 솟은 빌딩숲 라인을 바라보면 잠시 관광지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일상 속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낼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었다. 여의도 선착장에서 잠실 선착장까지는 일반 기준 47분, 급행 기준 30분이 걸렸다. 실제 체험한 이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서울관광재단이 공개한 13일과 18일 탑승자 대상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참여자 189명 중 84.1%가 ‘만족’ 이상으로 응답했다. 운항 코스 만족도(86.2%), 내부 시설 만족도(84.7%), 운항 시간 만족도(80.9%), 관광상품 매력도(79.9%) 등 대체로 ‘만족’ 같은 긍정 평가 비율이 높았다.

앞서 일각에서는 선착장 접근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퇴근 시간이면 몰라도 출근 시간에는 선착장까지 가서 탑승하려 했다가는 회사에 지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서울시는 한강버스 정식 운항을 앞두고 시민들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시내·마을버스, 무료 셔틀버스 등 선착장 연계 교통편을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출근용으로 다소 꺼리는 시민들이 있을 수 있지만, 향후 관광 콘텐츠, 부가가치 서비스가 강화될 시엔 그러한 우려마저 상쇄할 수 있는 매력도가 생길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위에서 바라본 한강버스 모습. /서울관광재단 제공
위에서 바라본 한강버스 모습. /서울관광재단 제공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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