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스포츠부 팀장
박종민 스포츠부 팀장

|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KLPGA는 9월 4일부터 열리는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 총상금 3억원을 증액해 올 시즌 투어 총상금 규모가 약 346억원에 달하게 됐다. 시즌 개막 전 상금을 증액한 대회가 5개, 시즌 시작 후 개최 전까지 상금을 올린 대회가 5개에 이른다. 무려 10개 대회가 총상금 규모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반면 KPGA 투어는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후반기 첫 대회인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이 28일 막을 올릴 예정이지만, 골프계는 그보단 협회와 노조간 갈등 상황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PGA와 KPGA 노조는 지난해 말 불거진 ‘직장 내 괴롭힘’ 논란과 그로 인해 내려진 일부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노조는 관련 녹취 파일을 공개하는 가하면, 기자회견을 열며 연일 협회를 비판하고 있다. 아울러 김원섭 협회장의 해외 출장 비용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했다. 노조가 협회 관련 사항들을 폭로하고 비판하면, 협회는 반박과 해명을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골프를 대표하는 양 투어의 분위기는 기자가 골프를 담당해 온 지난 10년 넘는 세월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다. KLPGA의 경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할 만한 정상급 선수들이 화수분 같이 나오거나 대회 수, 상금이 증액돼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는 등 분위기가 대체로 이어졌다면 KPGA와 관련해선 대회 수가 적어 선수들이 생계 걱정을 해야 한다거나, 협회 내 논란과 갈등, 회장 리스크 등이 주로 이슈가 됐다.

과거 KPGA 모 회장의 경우 취재진 앞에서 KLPGA 투어와 관련해 ‘맵시 골프’라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회장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실언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KPGA는 ‘회장 리스크’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KLPGA는 올해 3월 김상열 회장이 4년 만에 복귀하면서 규모 측면에서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분위기다. 질적 성장과 경기 운영의 글로벌화 등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고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지만, 투어가 발전 중인 분위기를 내고 있는 게 KPGA와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물론 KPGA 투어 역시 시즌 대회 수, 총상금 등이 크게 늘어난 적이 있다. 등락이 있긴 했지만, 분명 긍정적인 해도 있었다. 그러나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협회와 노조의 내부 갈등, 회장 리스크 등은 투어의 긍정적인 부분마저 잊게 하는 일종의 ‘제 살 깎아 먹기’가 되고 있다.

매년 KPGA 시상식을 참석할 때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오래 전 얘기이지만 당시 골프를 전문으로 취재하던 일부 선배들마저 KPGA 시상식 수상자와 이름을 쉽게 매치하진 못했다. 돌이켜 보면 KPGA 투어에 대한 외면은 어떠한 측면에선 자초한 부분도 크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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