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반기 수주 성과 이어 압구정2·장위15구역까지 '눈앞'
올해 누적 10조 돌파 시 역대 최대 실적
현대건설 계동 사옥./ 현대건설
현대건설 계동 사옥./ 현대건설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현대건설이 강남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 단독입찰에 나서며 사실상 시공권 확보에 바짝 다가섰다. 최종 선정은 한달뒤인 내달 27일 열리는 조합 총회에서 결정된다. 공사비만 2조7500억원에 달하는 압구정2구역은 올 하반기 정비사업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사업지다. 여기에 장위15구역 사업까지 수주할 경우, 현대건설은 올해 10조원에 가까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압구정지구 6개 특별계획구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곳이다.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하면서 시공사 선정 총회(9월27일 예정)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조합 내부 갈등이나 예상치 못한 변수만 없다면 현대건설의 시공권 확보는 곧 최종 확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사업은 강남 한복판 압구정동에 약 2조7500억원 규모의 주거단지를 새로 짓는 메가 프로젝트로, 상징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에 이어 장위15구역까지 수의계약으로 확보할 경우 연내 누적 수주액은 10조원에 근접한다. 이는 현대건설 역사상 최대 실적이며, 지난해 달성한 6조613억원을 단숨에 뛰어넘는 규모다.

압구정2구역과 장위15구역 외에도 현대건설은 성수1지구(약 2조원), 전라중교일원구역(약 3000억원) 등 주요 사업지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반기 사업지 수주 성과에 따라 단순히 연간 실적 경신을 넘어, 정비사업 시장 내 점유율을 확실히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까지의 성과도 이미 굵직하다. 현대건설은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7656억원) ▲수원 구운1구역 재건축(3123억원) ▲서울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3502억원) ▲서울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 ▲서울 면목7구역 재개발(2919억원) ▲구리 수택동 재개발(1조9648억원) ▲서울 미아9-2구역 재건축(3369억원) 등을 이미 확보했다. 이들만 합쳐도 6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현대건설 ‘압구정2구역’ 협업 드림팀 이미지./현대건설
현대건설 ‘압구정2구역’ 협업 드림팀 이미지./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최근 압구정2구역을 위한 입찰제안서도 공개했다. “압구정2구역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제안서에 담았다”며 “압구정 일대를 고급 주거문화의 대명사로 만들었던 책임감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100년 도시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서울 강남권 핵심 사업지에서 현대건설이 사실상 단독으로 시공권을 확보했다는 점은 향후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도 유리하다. ‘디에이치’ 브랜드를 앞세운 고급 주거시장 점유율 확대,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 등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이 가시화될 경우, 재무적 안정성과 신용도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변수도 없지 않다. 압구정2구역은 강남권 정비사업의 상징격인 만큼 이해관계자 간 갈등 가능성이 존재하고, 장기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원가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가 잠재한다. 또 성수1지구 등 다른 대형 사업지는 경쟁 구도가 치열해 단독 입찰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반의 평가는 “현대건설의 올 하반기 수주 구도는 이미 유리하게 짜여졌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서울·수도권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형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 성과가 이어지면서, 현대건설이 당분간 정비사업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남은 과제는 수주 규모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다. 초대형 정비사업의 경우 착공·분양 일정, 공사비 관리, 금융비용 부담 등이 성패를 좌우한다. 특히 압구정2구역처럼 장기간 사업화가 예상되는 프로젝트는 현대건설의 사업추진 역량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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