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상승 추세…중저신용 대출 비중 30% 맞춰야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및 대안정보 통해 수익성·건전성 관리
정부의 가계대출 제한에 인터넷은행이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개인사업자,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고,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각 사 제공
정부의 가계대출 제한에 인터넷은행이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개인사업자,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고,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각 사 제공

|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인터넷은행의 신용평가모형이 시험대에 올랐다. 

주 수익원인 가계대출이 정부의 총량 규제로 수익성 확대에 제동이 걸리며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에 맞춰 당국이 제시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맞춰야 하는 인터넷은행이다. 문제는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 추세에 있고, 중저신용자 역시 연체 부담이 커 건전성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인터넷은행은 기존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와 대안정보 활용을 확대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잡겠다는 심산이다. 

이재명 정부는 6·27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통해 하반기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당초 계획 대비 5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인터넷은행이다. 시중은행이 총여신에서 가계와 기업대출 비중을 5대5로 가져간 것과 달리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은 90%에 달하기 때문이다. 

2024년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을 보면, 카카오뱅크가 95.6%(총여신:43조2022억원·가계대출:41조3076억원)로 가장 높고 이어 케이뱅크(16조2670억원·15조1156억원)가 92.9%, 토스뱅크(14조6271억원·13조1162억원)가 89.7%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 대출자산 대부분은 가계대출로 구성돼 가계대출 제한은 전체 성장 여력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며, "높은 자산 성장을 지향하는 인터넷은행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대기업 대출은 불가능해 개인사업자 대출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건전성이다. 경기 침제가 장기화되면서 인터넷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평균 연체율은 2.01%로 지난해 1분기(1.62%) 대비 0.39%p 올랐다. 은행별로 보면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지난해 1분기 3.07%에서 올해 1분기에는 3.33%로 뛰었다. 같은기간 케이뱅크는 1.15%에서 1.38%, 카카오뱅크는 0.64%에서 1.32%로 상승했다. 

수익성을 위해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을 확대해야 하는 것은 인터넷은행에는 부담 요인이다. 

뿐만 아니다. 인터넷은행은 설립 취지에 맞춰 개인사업자, 소상공인 등이 중심이 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이상 가져가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기존 잔액 기준에 더해 신규 취급액 비중도 30%를 넘겨야 한다.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금융당국은 이행 현황을 신사업 인·허가에 반영하겠다고 엄포한 상황이다. 

1분기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잔액:32.8%·신규:33.7%)와 토스뱅크(잔액:34.3%·신규:30.4%)는 잔액, 신규취급액 모두 30%를 넘겼으나 케이뱅크(잔액:35%)의 신규취급액 비중은 26.3%로 금융당국이 제시한 30%를 채우지 못했다. 

이에 인터넷은행은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와 대안정보를 활용한 건전한 차주 선별로 수익성은 물론 건전성까지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포용금융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저신용 대출의 안정적인 공급과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CSS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 3월에는 중저신용자 특화모형 도입으로 대출 접근성을 높인 신용평가모형 CSS 3.0을 적용해 중저신용자 대출 기회를 확대하고 신용평가 변별력을 제고했다. 

지난 4월에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이퀄(EQUAL)을 도입해 통신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고도화에 나섰다. 이퀄은 KT·SK텔레콤·LG유플러스와 같은 통신 3사·코리아크레딧뷰로(KCB)·SGI서울보증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통신대안평가’ 모형이다. 이를 통해 케이뱅크는 기존에 활용하고 있는 네이버페이 스코어, BC·삼성·신한카드의 가맹점 정보에 더해 통신데이터까지 폭넓게 활용함으로써 업종을 아우르는 대안신용평가 체계를 구축했다. 

향후에는 고객행동평점모형(ML) 개발하고,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적용점수·머신러닝(AS·ML) 모형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공동체와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금융결제원, 다날 등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대안 정보만으로 구성된 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스코어'를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2022년 말부터 이를 신용대출 심사에 적용해, 금융 정보 위주의 기존 신용평가모형으로는 정교한 평가가 어려웠던 중저신용자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고 대출 가능 고객군을 확대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 영역에서도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소상공인의 대출 문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장 정보를 가명정보로 결합한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금융 접근성이 낮은 업종의 음식업 사업자와 온라인 셀러 등도 효과적으로 평가한다. 이와 함께 개인사업자모형 범용모형 업종별 특화모형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환대출모형 개발에도 착수했다. 

토스뱅크는 신용평가모형 및 심사전략 고도화를 위해 비금융 데이터와 대안정보 확보, 분석 역량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카드가맹점 매출정보와 금융결제원 거래 정보 등의 사업자 대안정보 및 기업신용 정보를 활용해 개인사업자 특화모형을 고도화했으며, 대안정보를 활용한 개인 및 개인사업자 특화 모형 개발에도 나섰다. 

이와 함께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한 조기 회수·정상화 관리·고유동성 채권 확보·차입한도 확대 등을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유동성을 건전하게 관리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에 제한이 걸리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에 집중하고 있으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경영 상황임은 분명하다"며 "개인사업자, 중저신용자 등 연체 우려가 높은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을 확대해야 하는 만큼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고 대안정보 활용을 확대해 건전한 차주를 선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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