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행정 등 다방면에서 EMV 컨택리스 기능 확대 추세
|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애플페이(Apple Pay)를 이용한 대중교통 결제 시대가 개막한 가운데 3년 전부터 글로벌 결제 방식의 표준이 되는 EMV 컨택리스(EMV Contactless)를 준비해온 현대카드의 선구안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EMV 컨택리스는 근거리 무선 통신(NFC)을 활용한 비접촉식 결제 방식은 현재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국제 표준 결제 규격 기술로 결제 반응 속도·편의성 측면에서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 등 비접촉 결제 시스템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 이를 들여온 '퍼스트 펭귄'으로서 EMV 생태계를 개척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2일부터 T머니와 연동된 선불 교통카드 기능을 오픈했다. 이에 국내 아이폰 이용자는 애플지갑 앱에 티머니 카드나 애플페이를 서비스하고 있는 현대카드를 등록한 뒤 아이폰·애플워치를 통해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결제시장에서는 애플페이로 대표되는 비접촉 결제 방식인 EMV 컨택리스가 국내에서도 대전환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한 2023년 당시 우리나라는 EMV 컨택리스 단말기 보급률이 10% 미만으로 추정되는 만큼, 사실상 비접촉 결제 시스템의 불모지에 가까웠다. 당시 국내 결제 방식은 카드를 긁어 결제하는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 코드를 띄워 결제하는 QR코드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와 달리 글로벌 국제 표준은 유로페이(Europay)·비자(Visa)·마스터카드(MasterCard) 등 글로벌 신용카드사가 손을 잡고 개발한 EMV 컨택리스로 재편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카드사인 비자에 따르면, 2023년 당시 호주(99.4%)·싱가포르(99.3%)·영국(96.7%)·홍콩(96.6%)·캐나다(93.7%) 등 주요국에서 오프라인 결제의 90% 이상이 이미 EMV 컨택리스로 이뤄졌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다만 국내에서도 EMV 컨택리스 방식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면서 핀테크 스타트업 열풍 등 결제 비즈니스가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비자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EMV 컨택리스 결제에 대한 인지도는 2023년 동기의 59.8%에서 20%포인트(p) 증가한 80.5%로 집계됐다.
이에 현대카드도 국내 결제시장에서 애플페이 도입을 시작으로 EMV 생태계를 개척한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국제 표준 방식 도입을 통해 외국인도 별도의 절차 없이 결제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 관광 및 비즈니스 수요 확대는 물론 국내 내수 경제 활성화를 이끈다는 전략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역시 "국제 결제 표준 규격인 EMV 컨택리스 기술의 파생을 위한 책임감으로 도입했다"며, "세계적으로 시장이 큰 EMV 컨택리스가 확산하면 관련 기술 파생과 창업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EMV 컨택리스 확산은 테크, 금융은 물론 관광·교통·행정 등 국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애플페이가 국내 출시된 지난 2023년 3분기 해외 발급 비자 및 마스터카드의 국내 EMV 컨택리스 결제액은 전년 대비 17배 성장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국내 대중교통 분야에서도 EMV 컨택리스 기능의 탑재가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4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은 전국 역 창구에서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를 시행했으며 올해 초 국내 모든 역의 결제 단말기를 NFC 지원 단말기로 교체한 바 있다.
또한 행정기관 역시 3월부터 NFC 칩이 있는 IC 주민등록증 발급이 시작됐다. NFC 단말기 대부분이 신분증 발급·확인 기능과 더불어 EMV 컨택리스 기능이 있어 이를 통한 민원 수수료 결제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액티브X, 공인인증서 등 국제 표준에서 벗어난 독자 기술이 우리나라의 갈라파고스화를 진행시켜 왔다"면서, "국제 표준인 EMV 컨택리스 도입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별도의 절차 없이 자국에서 쓰던 방식 그대로 결제할 수 있는 만큼 관광 및 비즈니스 수요 확대는 물론 국내 내수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확산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