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 영업익 5132억원 전망
비계열 물량 증가 추세..."美 관세 CKD 제한적"
해상운송 적재율 개선...원가·환경규제 충족 선대 확장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운반선./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운반선./현대글로비스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오는 2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현대글로비스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시장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거뜬히 뛰어 넘을 것이란 관측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미국발 관세부과 여파는 실적에 제한적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공식 석상에서 발표된 현대자동차그룹 관련 일감에서 탈피한다는 비(非)계열 물량 확대 전략도 속속 현실화되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운반선(PCTC) 운임 인상과 완성차 해상운송 적재율 및 중국발 전기차·스마트카 수출 물량 증가 등 대내외적 환경 역시 현대글로비스에 우호적이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매출 7조5391억원, 영업이익 513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16.8% 증가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5019억원)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대신증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대글로비스의 2분기 실적으로 매출 7조5298억원, 영업이익 5286억원을 제시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전망했다. 에프엔가이드의 컨센서스를 웃도는 수치다.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해상운송(해운) 부문이 이 같은 2분기 실적 전망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PCTC의 운임 인상과 함께 북미향(向) 계열 물량 감소분을 중국과 유럽 중심의 비계열 물량으로 대체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끌었다.

실제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1분기 전체 완성차 해상운송 매출 가운데 비계열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5000억원을 돌파하며 55%까지 근접했다.

벌크선 부문도 소폭 증가했고 해외 주요 완성차 제작사의 수출 확대에 따라 글로벌 해상 물동량 증가세도 이어졌다. 물류 부문은 견조한 출하량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통 부문에서는 반조립부품(CKD)을 중심으로 매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완성차와 일부 부품에 국한된 반면 CKD 물량에는 해당되지 않아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현대글로비스 측은 “1분기 CKD 사업 부문 매출은 3조12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6520억원) 대비 13.6% 증가했다”면서도 “CKD 사업이 미국의 관세 조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움으로 인해 당사 손익에 영향을 줄 요소가 없다는 업계의 시각과 관련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항인 만큼 (손익을) 예단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세와 함께 현대글로비스의 잠재적인 리스크로 제기돼 온 미국 입항 수수료 부과 기준도 최근 부담이 다소 경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월 중국 선사를 비롯해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선사(국적 불문), 외국에서 건조한 PCTC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10월부터 비(非)미국산 PCTC가 미국 항만에 입항할 경우 CEU(1CEU는 차 한 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 단위)당 150달러(21만원)를 내야 한다.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PCTC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전 세계 모든 PCTC는 입항 수수료를 지불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최근 PCTC에 대한 수수료 부과 기준이 CEU에서 순톤수(여객·화물에 사용되는 공간의 순수 용적)로 바뀌면서 현대글로비스와 같은 완성차 운반 선사의 부담이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USTR이 PCTC에 부과하는 수수료 기준을 순톤수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영향을 예단하는 것이 무리”라며 “다만 업계에서 4월에 최초 공개된 수수료 부과 기준(CEU) 대비 일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2분기 실적 개선 전망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중국의 차량 수출 확대를 꼽는다. 중국 완성차 업계는 2차 수출 도약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2020년 전기차 대중화에 따라 내연기관차가 해외로 빠져나가며 본격적인 수출이 시작된 이후 최근에는 스마트카 기술을 앞세운 전기차 수출이 다시 한번 급증하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2020년 99만대에서 2023년 311만대로 3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는 7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 환경 변화에 현대글로비스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올해 말 기준으로 PCTC 92척을 보유할 예정이며 2027년 110척, 2028년에는 118척까지 선대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PCTC 도입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1만대를 동시에 운송할 수 있는 LNG 이중연료 추진 선박을 확보함으로써 원가 경쟁력과 환경 규제 대응력을 동시에 갖춘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선대 확장 전략은 가동률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말 해외 완성차 해상운송 적재율은 67.9%로 2020년대 초반 약 64%에서 개선됐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 거점(미국, 인도, 체코, 브라질 등)과 연계한 물량 확보, 항로 최적화, 선박 회전율 개선 전략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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