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 전기차 시장 입지 확대 효자 노릇
핀란드·영국에 이어 세계 올해의 차 등극
EV4·EV5에 쏠리는 눈…EV3보다 향상된 스펙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그룹 맏형인 현대자동차보다 늦게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기아가 매서운 돌풍이다. 첫 볼륨 모델 EV3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실력을 입증,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21년 8월 EV6를 시작으로 4년 만에 '퀀텀 점프'를 달성해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1분기 국내 시장에서 EV3, EV6, EV9 등 승용 기준 8380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시장 점유율은 35%에 근접해 1위에 올랐다. 전기차 비중도 8.8%로 전년보다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EV3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지난해 7월 판매를 시작한 EV3는 국내에서 6개월간 1만2851대가 팔린 데 이어 수출 물량이 3만3204대를 기록해 월평균 7676대의 실적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에만 3032대가 팔리는 등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해외에서 연이은 수상으로 실력도 입증했다. EV3는 지난해 독일의 아우토빌트와 주간지 빌트 암 존탁이 선정한 ‘4만 유로 미만 최고의 차(Best Car Below €40,000)’에 이어 핀란드 올해의 차(Vuoden Auto Suomessa), 영국 올해의 차(UK Car of the Year), 세계 올해의 자동차(World Car of the Year)에 등극해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EV3가 세계적으로 흥행한 데는 높은 상품성과 경쟁력 있는 가격이 꼽힌다. EV3는 롱레인지 모델이 국내 기준 501km, 유럽 WLTP 기준 605km의 압도적인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갖췄다.
400km 초반대의 주행가능거리를 지닌 국내외 경쟁 모델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운전자의 충전 피로감을 덜었다. 여기에 보조금을 더하면 3000만원대로 저렴한 가격, 배터리 보증 기간 등으로 상품성을 확보했다.
로빈 호닉 아우토빌트 수석 에디터는 이를 두고 "EV3는 가성비가 뛰어난 모델로 충분한 주행거리와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며 “차량, 배터리 등에서 7년 보증을 해주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안전한 구매로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선보인 전기 세단 EV4와 출시를 앞둔 준중형 SUV EV5가 EV3의 명성을 이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V3와 함께 볼륨 모델 라인업을 책임질 EV4는 롱레인지 2WD 17인치 휠 기준 533km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자랑한다.
EV3와 동일한 용량의 배터리로 향상된 성능을 구현했다. 또 기아의 첫 국토교통부 인증을 받은 LG에너지솔루션의 삼원계(NCM) 배터리로 안정성까지 더했다. 아울러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후측방 모니터 ▲운전자 주의 경고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2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등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술력을 담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탑재해 운전 편의도 챙겼다.
중국 시장에 먼저 출시한 EV5는 현지에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5400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자국 수요가 높은 현지 시장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국내 출시 차량에는 시장의 특성에 맞게 개량하는 한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아닌 NCM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전해져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지난 6년간 다섯 차례에 걸쳐 '세계 올해의 차'에 이름을 올렸고 전기차로 4년 연속 수상이라는 전례 없는 성과를 거뒀다"며 "그레이트 벗 그레이터(Great but Greater), 지금의 위대함을 넘어 더 벅찬 미래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