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지난 2015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데뷔한 꽃미남 기수 진겸이 데뷔 후 6번째 대상경주 우승을 거머쥐었다. 흔히 삼관경주로 불리며 최우수 국산 3세마를 선발하는 '트리플크라운' 시리즈의 첫 번째 관문인 KRA컵마일에서 '오아시스블루'와 함께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정상에 섰다.

KRA컵마일은 떡잎부터 될성부른 국산 3세마만이 일생에 단 한 번 출전할 수 있는 영광의 경주다. 또한 5월 코리안더비와 6월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로 이어지는 트리플크라운의 중요한 첫 시작인 만큼 경주마와 기수를 포함해 모든 관계자가 우승을 염원하는 대회다. 역대 우승마 명단에 '경부대로', '파워블레이드', '석세스백파' 등 명마들이 포진해 있는 것만 봐도 KRA컵마일 대상경주가 갖는 의미를 짐작해 볼 수 있다.

1994년생으로 데뷔 11년 차를 맞이한 진겸 기수는 우승 소감으로 "제가 딱히 한 게 없다. 말 자체가 워낙 좋았고 잘 관리해 주신 마방 관계자분들과 조교사님, 마주님께 감사할 뿐이다"라며 "오아시스블루는 워낙 좋은 말이다. 앞으로도 잘 성장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승 소감을 밝히던 도중 진겸 기수 목소리 너머로 '아빠'하고 부르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진겸 기수의 막내딸인 4세 하윤 양이었다. 경주로를 호령하며 질주하는 아빠를 응원하기 위해 엄마와 2살 터울의 오빠 율이와 함께 렛츠런파크를 찾았다.

진겸 기수에게 가족은 살아가는 힘이자, 부상 없이 최선을 다해 기승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진걈 기수는 바쁜 자신을 대신해 가정에 헌신하는 아내와 예쁘고 건강하게 커 주고 있는 아이들에게 우승의 기쁨을 돌리기도 했다.

진겸 기수는 데뷔 때부터 겸손하고 온순한 성품에 더해 타고난 경주 감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되면서 더욱 깊어진 인간미와 함께 매 경주 책임감 있는 기승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문세영 기수는 지난달 29일 개인 통산 2000승이라는 영예로운 기록을 세웠다. 1980년생으로 어느덧 데뷔 24년을 훌쩍 넘긴 베테랑 기수인 그는 데뷔 초반부터 뛰어난 기승술로 주목받았다. 데뷔 2년을 갓 넘긴 2003년 말에는 한국 경마 사상 최단기간 100승 돌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한 해 최고 기수를 선발하는 '최우수 기수'에도 무려 9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베푸는 부모님을 보며 자라온 영향으로 사람과 동물에 대한 애정이 몸에 밴 문세영 기수는 지난 2009년 백년가약을 맺은 렛츠런파크 서울의 김려진 아나운서와 두 딸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멋진 남편이자, 가장이기도 하다.

문세영 기수는 독보적인 기록으로 최고 리딩자키로 칭송받는다. 물론 그 영광은 모두 가족들의 희생과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다.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을 자신 안에서 승화시켜 최고의 기승으로 환원하고 있다.

문세영 기수는 올해 대상경주에서는 다소 부진하다. 그럼에도 동요 없이 꾸준히 전진하는 모습 뒤에는 역시 가족의 든든한 믿음이 존재한다. 가족의 힘을 앞세운 그가 27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지는 제36회 뚝섬배에서 화려한 기승술을 뽐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