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웅·한미·셀트리온 등 ‘퍼스트 인 클래스’ 도전
신약·플랫폼 기술 공개 봇물…글로벌 기술수출 정조준
대웅제약, 한미약품, 셀트리온 사옥 전경. /각 사 제공
대웅제약, 한미약품, 셀트리온 사옥 전경.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우리나라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미국 시카고에 집결한다. 글로벌 기술이전(L/O)과 공동연구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25일~30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일라노이주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AACR 2025(미국암연구학회)’에 국내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항암 분야의 최신 연구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력 및 기술이전을 위한 중요한 무대로 평가받는다.

대웅제약은 항암 신약 표적항암제 ‘DWP216’, 면역항암제 ‘DWP217’, 합성치사항암제 ‘DWP223’ 등 3개의 파이프라인을 선보인다. 모두 최초 공개이며 동종 계열 내 최초 타이틀에 도전한다. 

DWP216은 TEAD1 단백질만을 겨냥해 NF2 변이 암종을 타깃하는 표적항암제로 뇌혈관 장벽(BBB)을 통과해 뇌암과 뇌 전이암까지 치료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DWP217은 종양 내 면역 억제 환경 개선을, DWP223은 돌연변이 암에서 DNA 복구를 차단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합성치사 기전을 갖고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이번 AACR 발표는 대웅의 신약 개발 경험과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퍼스트인클래스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자가면역과 섬유증 분야에 이어 항암 분야에서도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R&D 명가’ 한미약품은 AACR에서 3년 연속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중 가장 많은 건수인 11건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세부적으로 EZH1·2, 선택적 HER2, MAT2A, SOS1 등 특정 암 유전자 변이를 표적하는 차세대 표적치료제와 함께 차세대 모달리티로 주목받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플랫폼’ 기반 항암 신약 등 총 7개 신약후보 물질에 관한 것이다.

특히 mRNA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p53 돌연변이 암을 표적하는 ‘차세대 p53-mRNA 항암 신약’ 연구와 STING 단백질을 직접 발현시켜 강력한 항암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STING mRNA 항암 신약’이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도 차세대 모달리티와 플랫폼 기술을 각각 장착해 AACR에 동반 출격한다. 셀트리온은 다중항체 신약 ‘CT-P72’의 전임상 결과를 최초로 발표할 예정이며 셀트리온제약은 ADC(항체약물접합체) 이중 페이로드(dual-payload) 개발 성과를 처음 공개한다. 

특히 셀트리온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셀트리온제약은 차세대 치료제의 플랫폼 기술 개발 성과를 발표한다는 점에서 향후 R&D 측면의 시너지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동제약그룹의 신약 개발 전문 회사 아이디언스는 ▲암 줄기세포 표적항암제 ‘ID12023’ ▲KRAS 돌연변이 비소세포 폐암·췌장암·대장암 표적항암제 ‘ID12241’ ▲불응성 전립선암 치료제 ‘ID11916’ ▲PARP1 저해제를 탑재한 ADC ‘ID12401’ 등 항암제 후보물질 4종의 연구성과를 공유한다.

제일약품의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차세대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신약후보 물질인 ‘네수파립(Nesuparib)’의 위암 관련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의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현재 임상 2상이 순항 중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바이오텍들도 AACR에서 기술 개발 성과를 뽐낸다.

이달 초, GSK와 최대 4조 1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에이비엘바이오는 면역항암제 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는 YH32364(ABL104)의 비임상 데이터를 포스터로 파트너사 유한양행과 공동으로 발표한다. 

YH32364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T 세포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4-1BB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로 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 그랩바디-T(Grabody-T)가 적용된 파이프라인이다.

‘ADC 강자’ 리가켐바이오도 면역항암제로 개발하고 있는 ‘LCB39’와 ADC 플랫폼 기술이전을 통해 후보물질이 도출된 ‘SOT106’, ‘IKS04’ 등 총 5건에 대한 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컨주올(ConjuAll)’이라는 독자적인 ADC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 연속으로 기술수출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이외에도 에스티큐브가 항암신약 ‘넬마스토바트’ 관련 대장암의 신뢰도 높은 바이오마커로서 면역관문단백질 BTN1A1의 역할과 BTN1A1-YAP1 이중표적 면역항암 치료 전략에 대한 연구성과를 담은 초록 2건을 발표한다. 보로노이도 HER2 양성 고형암 치료제 ‘VRN10’의 비임상 데이터를 포함해 주요 파이프라인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조 단위 기술수출 성과가 계속 나오고 있는 만큼 이번 AACR도 K-제약바이오의 항암 연구 역량을 세계 무대에 알리고, 기술 상업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결정적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