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1년…손실 지속으로 모회사 실적 악영향
건기식‧화장품‧보청기 등 신사업 투자 부진 잇달아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대원제약이 신사업 투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여 년간 세 차례 M&A(인수‧합병)를 통해 보청기,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지만 또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한 채 오히려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장품 제조 전문기업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5% 감소했다. 영업손실액은 115억원으로 전년(136억원) 보다 소폭이 개선됐으나, 당기순손실은 144억원으로 전년(60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됐다.

앞서 대원제약은 지난 2023년 사업 다각화를 위해 650억원을 투자해 에스디생명공학의 지분 72.9%를 인수했다. ‘오너 3세’ 백인환 대표가 경영총괄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첫 거래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는 “신사업 발굴로 대원제약의 제 2도약을 이루겠다”며 사업 다각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백인환 대표는 대원제약 창업주인 고 백부현 회장의 장손이며 오너 2세인 백승호 회장의 장남으로 사장 취임 1년 만인 지난해 1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현재 대원제약은 백인환 대표와 그의 삼촌인 백승열 부회장의 각자대표 체제다.

인수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대원제약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59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5%의 외형성장을 이뤄냈지만, 영업이익 260억원으로 전년 보다 19.3% 줄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전년 235억원에서 약 60% 감소한 9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오히려 에스디생명공학의 순손실이 지속되면서 대원제약의 수익성을 깎아 먹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 대원제약은 별도 기준 순이익 13억원을 기록했지만, 연결 기준으로 보면 순손실 23억원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에스디생명공학은 순손실 36억원을 냈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대표 제품인 마스크팩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지난 2019년과 2020년 매출 1400~1500억원을 기록했지만 2021년 1247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 566억원, 2023년 469억원 등 매년 하락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그동안 신사업 확장을 위한 대원헬스케어(구 극동에치팜), 대원메디테크(구 딜라이트) 등 기업들을 인수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채 M&A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건강기능식품 사업 부문 강화를 위해 인수한 대원헬스케어는 지난 2022년 22억원, 2023년 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은 약 6억원으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1년 보청기 사업을 위해 인수한 대원메디테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은 -6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 2022년 이후 매출이 전혀 없는 상태로 사실상 폐업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대원제약 CI. /대원제약 제공
대원제약 CI. /대원제약 제공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의 재무구조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범위제한과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받아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지난 1월 재감사를 통해 의결거절 문제는 해소됐지만 3사업연도 연속 자기자본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코스닥시장본부 기업심사위원회는 오는 5월 에스디생명공학에 대한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에스디생명공학의 주식매매 거래 재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올해 중으로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