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단독 인터뷰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대한체육회 만들 것"
"글로벌 중심의 K-스포츠 기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RSM 스포츠에서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를 한 후 인근 육상 트랙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RSM 스포츠에서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를 한 후 인근 육상 트랙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유승민(43) 대한체육회장은 ‘기적의 사나이’로 통한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때 중국 대표팀 에이스 왕하오를 4-2로 누르고 금메달 획득했으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에서 2위로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도 이기흥 회장 등 쟁쟁한 후보들과 맞붙어 당선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28일 취임해 공식 업무를 시작한 유승민 회장은 새로운 기적을 꿈꾸고 있다. 창간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한국스포츠경제는 마찬가지로 혁신을 기대하는 유 회장을 만나 현안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대한체육회

유 회장은 우선 대한체육회에 대해 “구성원들 모두가 의견을 내고 소통할 수 있는 조직, 능동적이고 역동적이며 에너지 넘치는 빠른 조직으로 이끌고 싶은 게 목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체육은 건강하고 익사이팅하고 역동적이다. 그런데 행정에서 속도가 느리고 수동적이면 맞지 않다. 빠른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능동적인 조직으로 만들어 나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는 ‘유승민 체제’가 되면서 기존 5본부 3실 19부 2팀 1사무소의 직제를 6본부 5실 1센터 18부로 바꿨다. 직제 개편의 핵심은 회장 직속 마케팅실을 새롭게 설치하고,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내에 선수·지도자지원부와 꿈나무육성부를 신설하는 것이다. 인사 핵심 키워드는 ‘능력’과 ‘젊은 감각’, ‘여성’이다. 최연소인 39세 권휴진 예산부장을 비롯해 1980년대생이 5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부장급 이상 인사에서 김보영 신임 기획조정본부장을 포함해 여성 13명이 간부로 뽑혔다. 김보영 본부장은 대한체육회 사상 여성 최초로 기획·총괄 사령탑에 선임됐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RSM 스포츠에서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RSM 스포츠에서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유 회장은 당장 학교 체육과 지방 체육 개혁에 속도를 올릴 계획이다. 그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회장을 맡게 됐다. 체육계는 구조적,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다. 돌려놔야 하는 게 제 임무다. 부담되고 책임감도 크게 느낀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당선 과정에서 나이 등 편견을 넘으려고 2~3배 노력을 기울였다. 진정성을 보여줬다”는 유 회장은 “상대가 도와주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리더십이 있는 것 같다. 한 기업인으로부터 ‘유 회장은 너무 부지런해서 도와주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진정성으로 정면승부를 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날 수 있다”고 전했다.

유 회장은 20여 년 전 국가대표 시절 선수촌에서도 체력은 손꼽혔다. “’톱10’에는 들었다”고 다소 겸손해했지만 실제론 ‘톱3’ 수준이었다는 게 당시 선수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체력, 열정, 진정성까지 갖춘 유 회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편이다.

유 회장은 당선 때 셀 수 없이 많은 축하 문자를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 아버지로부터의 문자다. 체육계 인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유 회장은 “있어서 안 될 일들은 없어져야 한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는 생각은 하는데 아직 존재하는 부분들에 대해선 여러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대한체육회 산하 조직들에도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선수뿐 아니라 지도자 인권도 중요하다. 함께 잘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RSM 스포츠에서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인터뷰에 임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최대성 기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RSM 스포츠에서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인터뷰에 임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최대성 기자

◆글로벌 중심의 K-스포츠 기대

유 회장은 학교 체육과 생활 체육, 엘리트 체육이 함께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회장은 “은퇴 선수 중 생활 체육을 하는 분들이 많다. 생활 체육 동호인 중에는 운동 선수 학부모들이 꽤 많다. 엘리트 체육은 생활 체육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어떤 선수가 용품을 후원받는다고 하면 구매 주체는 생활 체육 동호인들이다. 같이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통합체육회가 출범되면서 함께 가야 한다”고 짚었다.

이기흥 회장 체제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문화체육관광부와는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당선 후 유인촌 문체부 장관을 만나 지원과 협력을 약속받았다. 유 회장은 “좋은 시그널을 받았다. 협조할 건 협력하되, 다름이 있다면 인정하고 갖고 올 수 있는 부분에 최대한 집중하겠다. 마냥 싸우는 건 좋지 않다. 물론 꼭 지켜야 하는 부분에 대해선 강하게 목소리를 낼 것이다”라고 밝혔다.

유 회장은 스포츠 산업의 확장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세계 시장보다 국내 시장은 턱없이 작은 규모인 것 같다.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저평가받고 있다는 생각이다. 에이전트 시장만 봐도 그렇다. K-스포츠가 글로벌화되면 스포츠 산업도 해외로 나갈 수 있다. 수출돼 세계의 인정을 받으면 산업 규모가 커진다. 후원 유치가 이뤄지고 협력도 이뤄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RSM 스포츠에서 한국스포츠경제와 창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RSM 스포츠에서 한국스포츠경제와 창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유 회장의 공약 중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글로벌 중심의 K-스포츠다. 그는 “올림픽 등 국제대회 성적을 떠나 대한민국 스포츠가 갖고 있는 가치, 스토리를 더 창출해 글로벌 시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 K-팝, K-드라마 등의 한류도 한순간에 된 게 아니다. K-스포츠 선수들도 멋있고 스토리가 좋다. 전 세계 팬덤이 생길 수 있다. 방탄소년단(BTS)도 고생 끝에 전무후무한 그룹으로 거듭났다. K-스포츠를 어떻게 세계적으로 알리고 끌고 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기적의 사나이’인 유 회장은 역대 대한체육회장들 중 가장 많은 후원액 유치를 목표하고 있다. 반전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그는 “침체해 있는 한국 체육에 불을 지피는 기적을 바라보고 있다. 유소년·노인·엘리트·학교·여성 체육, 스포츠 산업, 스포츠 미디어 등 모두가 정말 즐겁고 행복하다는 말을 할 수 있도록 대한체육회가 불을 지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선거 때) 모든 체육인이 변화에 대한 열망 보여주셨다. 기대에 부응하고자 정말 열심히 할 것이다. 제 능력도 중요하지만, 함께 할 때 더 큰 결과물이 나온다고 믿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사실 스포츠와 경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경제가 좋아졌을 때 스포츠 활동이 늘어나고, 스포츠 산업군이 발전했을 때 스포츠 현장도 발전한다. 창간 10주년을 맞은 한국스포츠경제 역시 나날이 발전해 나가면 좋겠다”는 축하 인사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10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10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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