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에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가능성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파마나 운하에 이어 가자지구까지 개입하겠다고 밝히며 영토 확장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파마나 운하에 이어 가자지구까지 개입하겠다고 밝히며 영토 확장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파마나 운하에 이어 가자지구까지 개입하겠다고 밝히며 영토 확장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9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매입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명한데 이어 파나마 운하에 대한 통제권 회복도 주장했다. 최근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미국의 통제권 확보 계획도 발표했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의지는 전략적 계산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그린란드는 미국의 안보에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미국과 유럽 사이에 위치하며 러시아와도 가까워 군사적 요충지로 꼽힌다. 러시아의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하고 방어하는 데 유리한 위치다.

경제적 이익도 트럼프는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린란드는 풍부한 천연자원의 보고로 희토류, 석유, 천연가스 등 다양한 자원이 매장돼 있다. 특히 첨단 기술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이 풍부하다.

지정학적으로도 트럼프 입장에서는 욕심나는 곳이다. 그린란드를 확보하면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발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극항로 개방에 따른 새로운 해상 교통로 확보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트럼프는 말로만 그치지 않고 그린란드 매입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그린란드에 보내 현지인들의 환심을 사려 한데 이어 덴마크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의사에 덴마크는 불쾌감을 연이어 표출하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인의 것”이라며 트럼프의 제안을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덴마크 인민당의 외교담당 대변인은 “트럼프가 이 아이디어를 정말로 고려하고 있다면 미쳤다는 증거다.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미국에 팔아먹는다면 완전히 정신 나간 짓”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파마나 운하에 이어 가자지구까지 개입하겠다고 밝히며 영토 확장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파마나 운하에 이어 가자지구까지 개입하겠다고 밝히며 영토 확장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연합뉴스

트럼프의 영토 확장 야욕은 파나마 운하의 통제권으로 이어졌다. 트럼프는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파나마 운하를 중국에게 넘긴 것이 아니라 파나마에 넘겼다”고 말했다. 미국 선박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과한다”고 비난하며 운하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운하에 대한 파나마의 주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중국 개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부인하며 트럼프의 주장을 “거짓과 허위”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파마나 운하에 이어 가자지구까지 개입하겠다고 밝히며 영토 확장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파마나 운하에 이어 가자지구까지 개입하겠다고 밝히며 영토 확장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연합뉴스

영토 야욕의 끝판왕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점령과 개발구상 발언이다. 지난 4일 트럼프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를 이른바 ‘중동의 리비에라(해안가 고급 휴양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의 봉쇄 공격으로 황폐화된 가자지구를 미국이 인수해 재건하고, 그 곳에 있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인근 국가로 영구적으로 강제 이주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약 200만명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인근 국가로 이주시키겠다고 제안한 데 이어 미국이 가자지구의 파괴된 건물을 철거하고 지역을 평탄화한 후 재건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가자지구까지...이 같은 트럼프의 영토 야욕에 대해 각국을 비롯해 외신들까지 부정적인 평가를 내고 있다. 특히 가자지구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황당한 아이디어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CNN은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인들의 강제 이주를 지지하는 모습은 충격적”이라며 “이는 수십 년간의 미국 정책, 국제법, 기본적 인권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트럼프의 제안이 국제법의 핵심 원칙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트럼프의 제안은 최소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작동해 온 국제법의 핵심 원칙을 노골적으로 거부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트럼프에 대해 “오리엔탈리즘적 정신병”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는 향후 한국에도 다른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압박할 가능성이 높은 카드로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 꼽힌다. 트럼프는 한국을 ‘머니 머신’으로 지칭하며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늘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트럼프는 2026년 적용될 금액의 9배 수준인 100억달러로 분담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도희 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입법조사관은 ‘트럼프 2.0:방위비 분담금과 퍼펙트 스톰’ 보고서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연합방위체제의 핵심 요소인 주한미군 철수, 전작권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방위비 분담금의 증액을 상쇄하거나 절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협력분야로 언급한 조선업에서 함정 유지·보수·운영 분야의 경우 현물 지원 방식을 활용해 한국 방위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을 정부가 직접 고용하고 인건비를 100% 지원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선형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