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빅오일, 석유 채굴 확대보다 수익성 중시
쉐브론·엑손모빌, 4분기 실적 감소 예상
월가, “기업들 지출 억제하고 주주 이익 창출 주력할 것”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 확대 정책 기조에도 불구하고 석유 기업들이 수익성을 중시하면서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 확대 정책 기조에도 불구하고 석유 기업들이 수익성을 중시하면서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석연료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형 석유 기업들은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이 채굴 확대보다 수익성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월가에서 이 같은 예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월가는 2025년에도 미국 석유 및 가스 기업들이 지출을 억제하고 주주 이익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정책 기조와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미국의 주요 석유 기업들은 이번 주부터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또 내년 전망은 트럼프의 석유·가스 증산 의제와 투자자들의 기대 사이의 갈등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업계는 최근 몇 년간 대량의 신규 유전을 개발하기보다 효율적인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아울러 생산업체들은 팬데믹 이후 수요 반등이 둔화하고 중국 경제가 부진하면서 하락한 글로벌 유가에도 대응해야 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74달러로 지난해 81달러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미국 탐사 및 생산 부문에 스코티아뱅크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생산량이 최대 5% 증가하고, 자본 지출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엑손모빌은 대규모 생산 확대를 추진하며 예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최대 석유 기업인 엑손모빌은 미국 최대 셰일 오일 지역인 퍼미안 분지에서 생산량을 3배 이상 늘리고, 2030년까지 가이아나에서 하루 1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롭 서멀 토터스 캐피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대부분의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들이 자본 지출을 신중하게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규제가 완화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채굴 활동을 확대하는 데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31일 실적을 발표하는 쉐브론은 생산량이 3% 증가하고, 내년에는 한 자릿수 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했다. RBC 캐피털 마켓의 애널리스트들은 쉐브론이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대규모 투자 단계를 마무리하고, 이제는 현금을 창출하는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서멀 매니저는 “쉐브론이 올해 배당금을 전년 대비 최소 5% 이상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쉐브론의 이번 분기 순이익은 38억7000만달러(약 5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64억5000만달러(약 9조2000억원)보다 40%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엑손모빌 역시 4분기 순이익이 68억5000만달러(약 9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99억6000만달러(14조3000억원) 대비 31.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엑손모빌은 지난해 12월, 정유 부문의 수익 감소와 전반적인 사업 약세로 3분기 대비 약 17억5000만달러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콘코필립스는 올해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을 소폭 늘리면서 주주들에게 현금을 환원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바클레이즈는 전망했다. 콘코필립스는 지난해 12월 경쟁업체인 마라톤 오일을 인수했다. 스코티아뱅크 애널리스트들은 콘코필립스의 마라톤 오일 인수가 실적 개선으ㅗ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옥시덴탈은 4분기 조정 순이익이 7억3090만달러(약 1조500억원)로 전년 동기(7억1000만달러)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바클레이즈는 회사가 크라운록 인수를 완료했고, 올해 자본 지출은 지난해 69억달러(약 9조9300억원)에서 약 7.8% 증가한 74억4000만달러(약 10조7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레이먼드 제임스 애널리스트들은 다이아몬드백 에너지가 인데버 인수 이후 성장이 아닌 잉여 현금 흐름을 우선시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이아몬드백의 4분기 이익은 9억77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8억5400만달러) 대비 14.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량은 2025년 지출 감소와 함께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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