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마이크로모빌리티 비전'서 3·4륜 EV 콘셉트 공개
오토릭샤 닮은 3륜 EV 양산 검토…인도 3륜 침투율 50%↑
SUV에 3·4륜 EV까지 시장 장악력 키울 듯
현대차가 공개한 3륜 EV 콘셉트 모델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공개한 3륜 EV 콘셉트 모델 /현대자동차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과 러시아 시장의 대안으로 공둘이고 있는 인도에서 보폭을 넓힌다. 집중 차종을 기존 SUV, 전기차에서 3·4륜 전기차까지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다. 승용차에 마이크로모빌리티까지 시장 장악력을 키우려는 복안이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8일(현지시각) 인도 델리에서 열린 '바랏 모빌리티 글로벌 엑스포(Bharat Mobility Global Expo) 2025'에서 마이크로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하고 3륜과 4륜 EV 콘셉트를 공개했다.

마이크로모빌리티는 전동 킥보드, 전기 자전거, 전동휠, 전기 오토바이, 초소형 전기차등 전기 동력을 활용한 이동 수단이다. 대중교통이나 차로로 닿기 어려운 단거리 이동을 보완하는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로 통용된다. 인도에서는 보편적이다.

이번에 현대차가 공개한 3·4륜 EV 콘셉트는 콤팩트 사이즈가 특징인 마이크로모빌리티다. 기존 3·4륜 전기차보다 탁월한 주행감과 안전성을 갖췄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각진 앞 유리, 평평한 바닥, 폭넓은 휠베이스 등이 두드러진다. 3륜 콘셉트는 이동, 물류, 응급 구조 등 다목적 활용을 위한 견인 고리와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접이식 좌석 등을 탑재해 범용성을 확보했다. 또 차체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해 폭우가 빈번한 인도의 기후 환경에 맞춘 설계를 반영했다. 특히 3륜 콘셉트는 인도의 대표 이동 수단인 오토릭샤를 닮아 양산에 들어갈 경우 높은 수요가 예상됐다. 현대차는 향후 인도 시장에 활용 가능한 이들 차종의 양산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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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2륜과 3륜 전기차의 보급률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적 특색을 지녔다. 인도 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인도에서는 각각 47만3500대, 30만6140대의 2륜, 3륜 전기차가 팔렸다.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94.1%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3륜차의 침투율은 54%에 달해 보급율도 높다. 현대차는 "마이크로모빌리티 이용률이 높은 인도 현지의 특성에 맞게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마이크로모빌리티 보급을 통해 인도 고객들의 이동 경험 향상에 기여한다는 비전"이라고 밝혔다.

승용차 보유 비중이 낮은 점도 현대차의 마이크로모빌리티 확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인도는 인구 대비 승용 보유 비중이 낮아 '마이카' 시대가 도래하지 않은 곳"이라며 "특히 전기차는 값이 싼 2·3륜차의 보급률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현지 인기 차종인 SUV와 함께 3·4륜 전기차로 시장 입지를 넓힐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는 인도에서 엑스터·크레타·크레타N·알카자르 등 전략 차종과 베뉴·베뉴N·투싼, 전기차 아이오닉5·크레타EV 등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인도법인(HMIL)이 집계한 판매량은 60만5433대로 전년보다 0.6% 증가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성장세다.

현지 CAPA(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전망도 밝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 가동을 앞둔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3공장으로 CAPA를 100만대까지 늘린다. '메이드 인 인디아'를 내세워 점유율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이상엽 부사장은 "이번에 공개한 콘셉트는 인도의 도로와 교통 환경에 최적화된 라스트 마일·공유 모빌리티"라며 "현대차는 항상 디자인의 중심에 고객을 두고 인도 현지에서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고 고객들의 이동 경험을 향상시켜 나가는 데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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