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복제 피해 규모는 4465억원…전년 대비 13.6% 증가
[한스경제=김정연 기자] K웹툰 산업 규모가 커질수록 불법 복제로 인한 피해도 커지면서 웹툰 플랫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웹툰 업계와 정부가 불법 유통 차단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국내 웹툰 산업 규모가 연간 2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수치로, 국내 웹툰 산업은 실태조사를 시작한 지난 2018년 이후 6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이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4663억원 △2019년 6400억원 △2020년 1조538억원 △2021년 1조5660억원 △2022년 1조8290억원 △2023년 2조1890억원 등이다.
하지만 웹툰 산업의 성장과 함께 불법 복제로 인한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2023년 웹툰 산업의 불법 복제 피해 규모는 4465억원으로 산출됐으며, 이는 전년(3932억원) 대비 13.6% 증가한 수치다. 이 수치는 해외 불법 유통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실제 피해액은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5년 이내 웹툰을 연재한 이력이 있는 국내 웹툰 작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 게재 경험이 있다"고 답한 작가 비중은 42.4%에 달했으며, "웹툰 저작권 침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작가 비중은 24.6%에 달했다.
불법 유통 사이트의 이용자 수 역시 2억명을 훌쩍 넘는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 달간 불법 사이트 이용자는 총 2억6000만명, 페이지뷰는 22억5000만회에 달했다. 같은 기간 IP 주소가 중복된 경우를 제외한 순 방문자 수는 1220만명이다.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웹툰 업계와 정부는 불법복제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툰레이더’ 기술을 자체 개발해 불법 유통 복제물을 추적하고 있다. 이 기술은 웹툰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 식별 정보를 삽입해 최초 불법 유출자를 식별하고 차다하는 기술이다. 네이버웹툰은 이를 통해 연간 3000억원에 달하는 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는 불법 유통 대응팀인 ‘피콕(P.CoK)’을 운영 중이다. ‘피콕’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전 세계 31개 불법사이트 운영자 90명을 특정해 이들에게 경고장을 보냈으며, 아랍어권 최대 불법사이트인 ‘Gmanga’ 등 7개 대규모 불법 사이트를 폐쇄시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청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과 협력해 불법 유통 사이트 운영자 검거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2021년 인터폴과의 협력 사업으로 세계 각국의 수사기관이 참여하는 ‘아이솝’ 1차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대표적인 온라인 불법유통 사이트 ‘누누티비’, 영화·영상 불법복제 사이트 ‘에보그룹’, 웹소설·웹툰 불법유통 사이트 ‘아지툰’ 등을 운영한 다수의 저작권 침해 사범을 검거했다.
문체부와 경찰청은 올해도 인터폴과의 2차 협력에 나설 전망이다. 이들은 지난 15일 ‘아이솝’ 2차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차 프로젝트를 통해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온라인 불법복제 유통사이트 단속, 해외 수사기관 간 국제공조 구축 확대, 저작권 보호를 위한 국내외 인식 제고 활동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인터폴 내 온라인 저작권 침해 대응 전담반(5명)에 경찰청 수사관 2명을 K콘텐츠 보호 전문관으로 투입한다. 인터폴이 보유한 국제 범죄정보 분석 및 수사기법과 전 세계 196개 회원국의 협력망을 활용해 온라인 저작권 침해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 수사체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정연 기자 straight30@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