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체육인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에 화답하기 위해서 몸이 부서져라 뛰겠다."
유승민 당선인은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총투표수 1209표 가운데 417표(득표율 34.5%)를 얻어 당선됐다.
이기흥 후보가 379표(31.4%)로 2위에 올랐고, 강태선 후보가 216표(17.9%), 강신욱 후보가 120표(9.9%), 오주영 후보가 59표(4.9%), 김용주 후보가 15표(1.2%)를 받았다. 무효표는 3표가 나왔다.
지난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유승민 당선인은 201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되며 국제스포츠 행정가로 활동했다. 2019년 조양호 전 대한탁구협회장의 궐위에 따라 보궐선거를 통해 제24대 대한탁구협회장으로 뽑혔다. 이후 2021년 11월 선거에서 재선돼 4년 더 임기를 수행한 그는 대한체육회장 출마를 위해 지난해 9월 사임했다.
대한체육회의 새로운 수장이 된 유승민 당선인의 임기는 2월 28일부터 2029년 2월까지다. 임기 중에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 로스앤젤레스(LA) 하계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 대회가 열린다.
선거 후 만난 유승민 당선인은 "무겁고 부담도 된다. 체육계에는 현재 여러 현안이 있다. 모든 체육인의 염원에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가 얼마만큼 더 헌선해야 하고,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당장의 어떤 기쁨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어떻게 빠르게 풀어나가야 할지 많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거 승리 비결에 대해서는 "체육인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부담된다. 변화에 대한 화답을 해드리기 위해서 지금부터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유승민 당선인은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의 3연임을 저지해 냈다. 그는 "올림픽을 준비할 때보다 더 많은 힘을 쏟아 넣었기 때문에 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마음이 편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선인은 체육인들이 바라는 변화와 체육인들의 미래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힘든 싸움이 예상됐다. 그럼에도 당선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유승민 당선인은 "진정성 덕분이 아닐까 싶다. 저를 도와주신 많은 분이 저의 진정성을 보고 순수한 마음으로 같이 뛰어주셨다"라며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을 딸 때는 동료, 지도자분들이 계셨다. IOC 위원 당선 때도 주변에 많은 분들이 계셨다. 이번 선거에서는 옆에서 함께한 분들과 같이 동료애를 발휘했다. 스포츠인으로서 굉장히 뿌듯하다. 그러므로 더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 전진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유승민 당선인은 체육계의 최우선 해결 안건에 대서는 "체육회 통합 과정에서 여러 구조적인 부분이 아직 정리가 안 되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학교 체육이나 전문 체육, 생활 체육 모두 골고루 다 해결이 될 수 있다. 또한 지방체육회의 독립적 행정과 예산 집행 문제 등도 잘 될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지방체육회의 경우 2년밖에 시간이 안 남았다. 민선 3기로 넘어갈 때는 구조가 만들어진 상태에서 넘겨줘야 한다. 아울러 아수라장이 돼 있는 학교 체육을 정상화하는데 최우선으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 내에 해결할 문제도 많다. 이기흥 현 회장은 직원 채용 비리 및 금품 수수, 진천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입찰 비리 의혹 등으로 직무 정지 상태이고, 검찰,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관계도 극악으로 치닫고 있다. 갈등을 풀어야 할 유승민 당선인의 어깨가 무겁다.
유승민 당선인은 "저는 아직 적이 없다. 부드럽게 잘 풀리지 않을까 싶다"라며 "지금은 현장에 있는 현안들을 빠르게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부분이 정부와 대화로 인해서 잘 풀릴 수 있다면 이 현안에 대해서 먼저 대화해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유승민 당선인은 "그동안 유승민을 믿고 함께해준 체육인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변화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셨으니, 몸이 부서지도록 뛰어 화답하겠다"고 힘주었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는 역대 최다인 6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과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총장,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이상 기호순)가 출마해 선거 운동을 벌여왔다.
일부 대의원 측 선거인단과 후보 측에서 법원에 낸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으로 선거가 중단될 위기도 있었다. 선거를 일주일 앞둔 지난 7일 이호진 후보 등 대의원들은 선거 당일 오후 1시에 후보자 정견 발표를 진행한 뒤 단 150분 동안만 투표하는 방식을 문제 삼았다. 이어 8일에는 강신욱 후보가 선거인단의 구성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추첨이 되지 않았고, 선거인단의 선거 또한 평등한 조건에서 이뤄지기 어렵게 투표 조건이 설정됐다면서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13일 법원에서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선거는 정상적으로 시작됐다. 후보자의 정견 발표를 시작으로 투표, 개표, 당선인 결정 순으로 진행됐다. 투표와 개표는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가 투·개표 참관인의 입회하에 공정하게 운영했다. 선거인단은 총 2244명이었으며 투표는 시작 시점으로부터 150분간 진행됐다. 선거인단 2244명 중 1209명이 참여하면서 투표율 53.9%를 기록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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