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 성장세, 국내 기업 주춤
R&D 투자 지속·확대 기조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경영인들이 발표한 신년사를 종합하면 올해 핵심 키워드는 '혁신'이다. 경영 불확실성과 시장 지각 변동 등 악재가 예고되면서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경영권 분쟁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창조적 혁신'을 강조했다. 특히 연구개발(R&D) 분야를 언급하며 "에페네글레나타이드 등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의 개발 성과는 한미약품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대웅제약은 올해 혁신을 통한 '1품 1조'에 계속해서 도전한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전 임직원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야 한다"며 "위장질환, 대사섬유증,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고, 나보타·펙수클루·엔블로 등 3대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개별 매출 1조원을 달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올해 가장 큰 화두로 R(연구)'의 글로벌화 원년을 언급했다. 그는 "최적의 결정을 통해 혁신 신약개발과 환자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본질적인 목표를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며 "한국, 미국, 아시아, 유럽 등을 잇는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재정비하고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추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 역시 성장을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퍼지고 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의 '2024 바이오의약품 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5649억달러(약 832조2671억원)를 기록했으며 연평균 13.1%의 성장률을 보였다.
미국 시장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약 65%로 큰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아시아 국가인 일본과 중국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일본의 2023년 바이오의약품 매출은 172억1200만달러(약 25조3515억원), 중국의 바이오의약품 매출은 145억5600만달러(약 21조438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일본은 연평균 1.5%, 중국은 13% 증가했다.
반면 2023년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1% 감소한 약 4조7503억원에 불과했다. 바이오시밀러 재품을 비롯한 다양한 제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 기업의 비중은 약 0.6%에 불과하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올해 R&D 투자의 지속·확대를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이 발표한 '제약바이오 2025년 산업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업계 종사자 103명 중 42%가 올해 연구개발 투자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2024년보다 확대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39%를 기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국 빅바이오텍들도 첫 자체 제품 출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뒤 블록버스터 신약을 출시해 고성장과 R&D 선순환으로 돌입했다"며 "국내 기업들 역시 이제 막 미국 시장에 진출한 상황으로 시장 상황을 파악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선진국 제약 산업과 유사하다. 올해 미국에 진출한 신제품들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매출을 달성하면 투자 신뢰도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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