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혈액원 인수…알리글로 매출 급증 예상
증권가, 내년 주목할 기업으로 녹십자 선택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GC녹십자가 외형성장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모두 치우고 내년도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고마진 제품인 헌터라제,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시장을 확대하며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649억원, 영업이익은 396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 20.82% 증가한 수치지만 컨센서스를 밑돈다는 평가다. 헌터라제의 부진과 알리글로의 미국 수요를 뒷받침할 혈액원 확보 부족 때문이다.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이집트 외환위기로 매출액이 급감했다. 매출액은 2021년 322억원, 2022년 500억원, 2023년 288억원까지 축소된 바 있다.
알리글로의 경우 출시 직후 3분기 매출 160억원을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미국 시장에 데뷔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거하면서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혈액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GC녹십자는 내년부터 구조적 턴어라운드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1조 8948억원, 영업이익 969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11%, 74% 증가한다.
GC녹십자는 최근 러시아 연방 보건부로부터 중증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ICV'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헌터라제ICV는 머리에 삽입한 디바이스를 이용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이미 2018년부터 러시아에서 헌터라제IV(정맥주사)제형을 판매하고 있던 GC녹십자는 새로운 치료법을 추가하며 매출 증가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이번 헌터라제 ICV 허가를 통해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았던 중증형 헌터증후군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급한 문제로 지목됐던 혈액원 확보도 해결됐다. 녹십자는 지난 11일 미국 혈액원 ABO 홀딩스의 지분 전량을 총 138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당초 알리글로 예상 수요에 맞춰 2027년에 혈액원을 인수하려던 계획보다 1년 여가 앞당겨졌다.
ABO 홀딩스는 뉴저지와 유타, 캘리포니아 등 3개 지역에서 6곳의 혈액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텍사스주에 2곳의 혈액원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어 2026년 완공 시 총 8곳의 혈액원을 운영하게 된다.
ABO 홀딩스 인수 절차는 내년 중 마무리 될 예정이며, 본격적인 혈액 공급 확대는 2026년이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소식에 주목하며 GC녹십자와 제품군의 평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외형성장과 더불어 수익성 개선 가능한 주목할 기업으로 GC녹십자를 꼽는다"며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GC녹십자를 전통제약사 Top pick으로 추천한다"며 "헌터라제 매출의 핵심은 러시아와 이집트 향 해외 수출이다. 헌터라제 매출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혈액원 인수를 통해 알리글로는 보다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6년 알리글로 매출액은 약 3533억원으로 대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덧붙였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