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창민 기자] 지난해 3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인근 주민들의 질환을 초래하고 각종 질환 발생을 심각하게 증가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충남대학교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예방의학교실 한창우 교수팀은 빅데이터 비교 분석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대형 화재에 따른 인근 지역 주민 건강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환경 건강 관점'(Environment Health Perspective)에 게재했다.

지난해 화재 당시 58시간 동안 약 21만개의 타이어가 불에 타면서 수많은 유해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됐다.

한 교수팀은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후 인근 지역민의 단기 대기오염 노출과 건강 영향 평가 연구를 진행했다.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 연구개발실, 인공위성 스타트업 나라 스페이스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건강보험 청구자료와 대기오염 측정자료를 분석했다. 공장 인근 지역 주민들의 단기 대기오염 노출과 건강 영향을 일반화 합성대조군 분석 방법을 활용해 평가했다.

그 결과 한 교수팀은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500m 거리에 있는 대덕구 문평동 대기질 측정소의 PM2.5(초미세먼지), PM10(미세먼지), NO2(이산화질소), SO2(아황산가스), CO(일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측정 농도가 대전시내 다른 대기오염 측정소보다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후 10일 동안 문평동 측정소의 대기오염 정도는 다른 대기오염 측정소보다 PM10은 125.2µg/m³, NO2는 50.4ppb, SO2는 32.0ppb 초과 측정됐다.

이에 교수팀은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가 인근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 특히 상기도 감염과 외부 요인으로 인한 폐 질환, 편두통 등의 발작성 신경계 질환, 두드러기 및 홍반 등의 피부질환 발생을 높였다고 밝혔다.

열흘간 공장 인근 주민들의 질환 발생율이 월등히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목상동·덕암동·석봉동 주민들은 다른 곳 대비 평균적으로 기타 상기도 질환 발생이 20.6건, 외부 요인으로 인한 폐 질환 발생 2.5건, 두드러기·홍반 등의 피부질환 발생 5.9건, 두통 등의 신경계 질환 발생이 8.5건 각각 증가했다고 교수팀은 설명했다.

한창우 교수는 "공장의 대형 화재로 대기 중 유해 물질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규모 화재 재난이 발생할 경우 지역사회 주민 건강 관리를 위해 보다 체계적인 대응 조치와 건강 영향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