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부동산 시장, 정치적 불확실성·규제에 향후 전망 암울
"내년 1분기까지 관망세 지속될 것"
부동산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말 분양 물량 확대로 미분양 물량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건설현장 모습. /한스경제 DB
부동산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말 분양 물량 확대로 미분양 물량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건설현장 모습. /한스경제 DB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돌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혼란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 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고물가 장기화와 건설업계 침체로 위기인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안한 정국이 연말연시 특수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향후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대출 규제로 거래가 급감하고 관망세가 확산하고 있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722건이다. 이는 전월(3126건) 대비 소폭 늘었지만, 7월(9206건) 대비 60% 가까이 급감한 수치다. 이후 정부의 대출 조이기 여파로 8월 6490건을 거쳐 9월(3126건)과 10월(3725건) 두 달 연속 3000건대 머물렀고, 이날 기준 11월 거래량은 2256건에 그쳤다. 이달 말 신고 기한까지 20여일이 남았지만, 급격한 거래량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7주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음에도 강동구 아파트값이 -0.02%를 기록하며, 올해 3월 말(-0.02%)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됐다.

서울 동작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는 말 할 것도 없고 (3일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이후) 현재는 매도 문의도 없는 상태다. 당분간 매매 건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며 각종 정부 정책도 표류할 조짐이 보이면서 매수 심리가 더 위축돼 내년 1분기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정치권의 탄핵 사례를 보면 단기적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혼란에 빠졌던 지난 2016년 12월과 2017년 1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각각 0.33%, 0.31% 하락하고, 서울이 각각 0.60%, 0.28%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해 11월까지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0.16%, 서울은 0.23%씩 오르다가 하락 전환한 것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본격화한 2017년 2월부터는 아파트값이 차츰 오르며 변동성이 줄었다.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결의됐던 2004년 3월부터 5월 사이에는 전국 아파트값이 0.12%, 서울이 0.39% 상승해 직접적인 영향이 없었다.

김지연 부동산R114 연구원은 "겨울철 분양 비수기에 접어들고 강화된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면서 "이런 가운데 갑작스러운 정치 이슈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연말 분양 시장 공급 일정에도 부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의 청약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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