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재난으로 이주, 교육 중단, 국제 원조 의존 등 아동 피해 심각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전 세계 아동 8명 중 1명은 올해 발생한 극단적 기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제아동권리 NGO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전 세계 아동 인구 24억 명 중 12.5%인 3억명이 극단적인 기상 현상에 노출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에 걸친 극단적 기상 현상의 발생 건수가 5배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특히 아시아는 기후 재해로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올해 남아시아 전역에서 전례 없는 폭염이 발생해 아동 2억6500만명이 학교에 갈 수 없었고, 지난 9월 동남아시아를 휩쓴 슈퍼 태풍 야기로 아동 약 150만명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달 말 필리핀을 강타한 열대성 폭풍 짜미로 아동 1,950만명의 교육이 중단되기도 했다.
콩고민주공화국과 남수단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홍수, 사이클론, 가뭄으로 아동의 피해가 컸다. 1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약 1220만 명의 아동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했다.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전역에서 홍수가 발생해 1000만명 아동의 교육이 멈췄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는 엘니뇨 현상이 기후 변화와 중첩되면서 인구의 70% 이상이 농업에 의존하는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가뭄과 농작물 파괴 피해가 가중됐다.
잉거 애싱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는 "이는 기후 정의의 문제"라며 "기후위기는 미래 세대가 당면한 문제일 뿐 아니라 올해 전 세계 아동 8명 중 1명에게 큰 어려움를 끼친 현재의 위기"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기후 이재민이 피난을 떠나거나 인도주의적 지원에 의존하며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중·저소득 국가 아동이 가장 큰 타격을 입으며 심각한 불평등과 격차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지난 11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협약변화 당사국총회(COP29)에서 합의될 기후 금융에 관한 새로운 기후 재원 목표(NCQG)와 국가 및 글로벌 기후위기 적응 계획 수립에 아동의 권리와 목소리, 고유한 취약성이 반영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아동이 COP29에 참여할 기회를 만들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올해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대응을 위해 54만달러(약 7억5000만원)을 긴급 지원한 바 있다.
정라진 기자 jiny3410@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