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블룸버그NEF, 전력 부문 탈탄소화가 한국의 2030년 파리협정 목표 달성 유지 열쇠
태양광·풍력 에너지 용량 또한 2050년까지 10배 이상 확대돼야
한국의 에너지 관련 배출 및 넷제로 탄소 예산-BNEF의 경제 전환 시나리오 및 넷제로 시나리오./사진= 블룸버그 NEF
한국의 에너지 관련 배출 및 넷제로 탄소 예산-BNEF의 경제 전환 시나리오 및 넷제로 시나리오./사진= 블룸버그 NEF

[한스경제=김태형 기자] 한국이 2050년 탄소 배출량 넷제로 달성 궤도를 따라 지구 온도의 2도 이내 상승을 제한하는데 기여할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리서치기관 블룸버그NEF(뉴에너지파이낸스, BNEF)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녹색 전환은 청정 전력과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력의 신속한 확대에 달려 있다.

이번 보고서는 BNEF의 플래그십 리포트 '2024년 신에너지 전망'에 기반해 작성됐으며 파리협정에 발맞춰 2050년까지 글로벌 탄소 배출량 넷제로에 도달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넷제로 시나리오’와 기술의 비용 경쟁력을 중시하는 기본 사례인 '경제 전환 시나리오’ 등 두 가지 최신 기후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이 시나리오는 공공 정책 수립, 국가 기후 목표 설정, 기업 및 금융기관의 저탄소 전환 전략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됐다.

전력 부문은 한국 최대의 탄소 배출원이다. 블룸버그NEF의 '신에너지 전망: 대한민국'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넷제로 달성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력 부문의 배출량이 2030년까지 3분의 2 이상 감축돼야 한다.

한국은 파리협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서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수준 대비 40% 감축하기로 했다. 이는 BNEF의 넷제로 시나리오가 제시한 50% 감축보다 낮은 수치다. 한국이 경제 주도 에너지 전환 방식, 즉 BNEF의 경제 전환 시나리오를 따른다면 같은 기간 감축량은 18% 수준에 그친다.

BNEF의 데이비드 강 한국 및 일본 리서치 총괄은 “한국은 아직 2030년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할 기회가 있다”며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재생에너지와 전기차의 보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감축이 어려운 산업 등의 경제 부문에서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은 '비전환 시나리오' 대비 2050년까지 전체 감축량의 41% 비중을 차지하며 한국의 배출량 저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글로벌 수준에서 추산되는 14%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서 발생하는 청정 전력이 그 다음으로 2050년까지 배출량의 17%를 감축한다. 이는 청정 전력이 글로벌 감축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45% 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번 보고서의 책임 저자인 송서희 BNEF 에너지 경제팀 애널리스트는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이 감축에서 차지하는 큰 비중은 한국이 겪고 있는 지리적 어려움을 나타낸다"면서 “대규모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적합한 토지를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짐에 따라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의 가격 상승 압박을 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력 및 산업 분야를 완전히 탈탄소화하기 위한 CCS 기술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한국의 넷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의 급속한 확산 또한 필수 요소로 2050년까지 현재 용량 수준보다 10배 증가한 304 기가와트까지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용량이 73 기가와트에 달하는 국내 화력 발전소의 약 3분의 1에 2030년까지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 현재로서 국내에 탄소 포집 기술이 결합된 발전소는 전무하다.

한국이 넷제로로 향하는 길은 지금부터 2050년까지 2조7000억 달러를 투자 및 지출하여 에너지 시스템을 탈탄소화하는데 달렸다. 이는 경제 주도 전환 방식보다 37% 더 높은 금액이다. 넷제로 시나리오에 따르면 연간 기준으로 1020억달러의 자본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2023년 국내총생산의 약 6%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한국의 에너지 전환 관련 투자는 250억달러 수준이었다. 투자자의 신뢰도를 높이고 미래의 넷제로를 위해 필요한 투자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일관된 정책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

BNEF 한국 애널리스트이자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애널리 서 BNEF 한국팀 수석 애널리스트는 “넷제로 시나리오에서 요구되는 높은 투자 수요는 한국에 상당한 경제적 기회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언급하면서 “이 시나리오 하에서 한국은 배출량을 줄일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수입을 줄여 에너지 안보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전기차나 배터리 등 한국 제조업체들이 경쟁 우위를 지닌 기술에 대한 수요도 더 증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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