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자체 금고은행 선정되기 위한 과도한 출혈 경쟁 줄여야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으로 선정된 국내은행이 지자체에 협력사업비(이후 출연금)로 제공한 현금이 65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으로 선정된 국내은행이 지자체에 협력사업비(이후 출연금)로 제공한 현금이 65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으로 선정된 국내 은행이 지자체에 협력사업비(출연금)로 제공한 현금이 6500억원대에 달하며, 지자체가 제시한 금액은 조 단위 금액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자치단체는 2~4년을 주기로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구성, 은행이 제출한 제안서를 심사·평가해 금고은행을 선정한다. 금고지정을 위한 입찰공고서에는 자치단체금고지정 평가항목 중 자치단체와 협력사업계획의 평가가 있고, 여기에 출연금 평가 배점이 있다.

국회 강민국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금융감독원에 받은 '국내 은행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 선정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말 기준으로 지자체 금고은행으로 선정된 은행은 총 12개다. 이에 지자체가 제시한 출연금은 총 1조1389억3400만원이며, 실제 은행이 지자체에 출연한 금액은 6487억15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고은행으로 선정된 지자체 수로는 NH농협은행이 총 187개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신한은행(24개)·KB국민은행(19개)·우리은행(15개)·iM뱅크(11개) 등이 뒤를 이었다. 

지자체에 출연한 금액 규모로는 신한은행이 2345억2000만원(36.2%)으로 가장 많았으며, NH농협은행이 1965억3200만원, 우리은행이 606억7000만원, KB국민은행이 592억원,  부산은행이 303억원의 순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은행에서 전국 지자체 금고은행 선정을 위해 출연한 현금 중 90.2%가 5대 시중은행과 전국 단위의 특수은행인 NH농협은행에서 나온 출연금이라는 것이다.

또한 은행으로부터 가장 많은 출연금을 받은 지자체는 서울시로 1330억원(신한은행)을 받았으며, 경기도 757억원(KB국민은행 157억5000만원/NH농협은행 600억원), 인천시 617억5000만원(NH농협은행 64억원/신한은행 553억5000만원), 부산시 405억원(KB국민은행 102억원/부산은행 303억원), 대전시 111억원(NH농협은행 24억원/하나은행 87억원) 등의 순이다.

가장 많은 출연금을 제시한 지자체 역시 서울시(2664억원)였으며, 인천시(1235억원), 경기도(1010억원), 부산시(40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2017년부터 2024년 7월까지 국내 시중은행이 지자체에 금고은행으로 선정되기 위해 출연한 현금은 무려 2조5124억49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은 출연금을 지자체에 준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1조36억6500만원이다. NH농협은행이 6061억63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우리은행(4058억3100만원), KB국민은행(1454억1200만원), iM뱅크(950억 36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강민국 의원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시중은행과 특수은행인 NH농협은행이 특정 지자체의 금고선정을 위해 수천억원대 천문학적 수준의 현금을 출연금으로 쏟아 붇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금융당국은 은행의 지자체 금고은행에 선정되기 위한 과도한 출혈경쟁을 줄이고 막대한 재정을 지닌 시중 은행 등에 집중된 지자체 금고 선정을 지양하기 위해 지역재투자 평가 결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와 협의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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