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로보택시 실망감에 주가 6% 급락...FSD 기술 별도로 '규제' 대응 미흡
캐시카우 역할할 저가차 소식도 잠잠...2분기 차량인도량 4.8% 감소
규제 해소 문제도 언급 없어...개릿 넬슨 "규제 승인 해결에는 몇년 걸릴 것"
테슬라의 비전이 담긴 '로보택시'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지만 개장전 거래에서 6% 급락하는 등 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다. / 유튜브 영상 갈무리
테슬라의 비전이 담긴 '로보택시'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지만 개장전 거래에서 6% 급락하는 등 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다. /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테슬라의 비전이 담긴 '로보택시'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지만 개장전 거래에서 6% 급락하는 등 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다. 완전자율주행(FSD)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인 '규제'에 대한 대응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1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버뱅크에 있는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에서 '위, 로봇' 행사를 열고 기업의 혁신을 담은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로보택시 제품인 전용차량 '사이버캡'과 20인승용 '로보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다. 

일론 머스크가 "수조달러의 시장"을 열 것이라던 사이버캡은 양쪽에 문이 하나씩만 달린 2도어 디자인에 차량 내부에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다. 대신 사물 인식과 제어는 카메라와 인공지능(AI)이 담당한다. 이를 통해 센서로 제어하는 기존 자율주행차보다 가격이 3만달러(4000만원)로 저렴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양산 계획은 2026년이다.

이날 위너브라더스 스튜디오에서는 50여개의 사이버캡 시제품이 거리를 주행하거나 옵티머스가 춤추는 재롱을 부렸다. 시제품 운행으로 완벽한 FSD에 다가선 모습을 투자자들에게 확인시켜준 것이다.

다만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두고 테슬라 주가는 큰 하락세다. 로보택시 발표 내용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데다 자율주행 사업의 큰 걸림돌인 '규제'에 대한 고민이 빠졌다는 평가다. 유럽연합(EU)과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FSD 출시는 어렵다. EU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매우 엄격한 규제를 가지고 있어 테슬라는 2019년 오토파일럿 기능을 대부분 제한해야 했다.

또 캐시카우인 전기차에서 현상유지가 안되면 품이 많이 드는 AI 사업을 진척할 수 없다. 테슬라의 2분기 차량 인도량(44만대)은 지난해 2분기(46만대)와 비교해 4.8% 감소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과 AI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부문의 판매량이 일정해야 한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저가 전기차 출시보다 로보택시 개발을 우선시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10일 테슬라가 공개한 로보택시 사이버캡 모습. 유튜브 갈무리
10일 테슬라가 공개한 로보택시 사이버캡 모습. 유튜브 갈무리

반면 경쟁사인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2009년 자율주행 프로젝트로 웨이모를 시작한 후 현재 미국에서 700대의 차량으로 유일하게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웨이모는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상업 운행을 시작한 이후 로스앤젤레스(LA)와 피닉스, 오스틴 등으로 그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다.

테슬라는 가상의 지리적 경계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감지하는 지오펜싱이 미흡하기에 자율주행 기술이 레벨2(부분자동화)로 구분된다. 웨이모처럼 센프란시스코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레벨4(고등자동화)로 인정돼야 하나, FSD를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출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국소적인 지오펜싱 방식의 기술 개발이 늦어졌다.

테슬라는 규제의 문턱을 빨리 넘어야 한다. 머스크는 이날 로보택시 사업의 규제 문제를 해결할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내년에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FSD 운행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것은 모델3와 모델Y에 적용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CFRA리서치 애널리스트 개릿 넬슨은 최근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행보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넬슨은 "수많은 기술적 장애물, 안전 테스트 및 규제 승인이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테슬라가 이것을 해결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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