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만원에 공개매수…10월 4일부터 20일간 추진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고려아연이 영풍과 MBK파트너의 적대적 M&A를 저지하기 위해 오는 4일부터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선다. 투기적 사모펀드와 적자 기업으로부터 국가기간산업을 지키기 위한 방안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83만원으로 최대 18%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경영권 등에 관여하지 않는 재무적 투자자(크레디트 펀드)인 베인캐피탈도 공개매수에 함께 한다.
고려아연은 2일 이사회를 열고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와 관련한 안건 등을 의결했다. 지난달 19일 영풍 측이 제기한 자기주식취득금지가처분 신청이 전부 기각되면서 고려아연은 모든 법적 제한에서 해제됐다. 이에 따라 이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기주식취득결정 및 주식소각 결정 등 안건을 논의했다.
이사회는 총 13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11명이 참석했으며 전체 안건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전체 이사회 구성원의 동의로 의결됐다. 이사회 의결이 완료되면서 고려아연은 오는 4일부터 23일까지 20일간 자사주 공개매수에 들어간다.
고려아연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83만원으로 앞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시한 75만원보다 8만원 높다. 예정 매입 주식 수는 최대 약 320만주(15.5%)다. 이를 위한 자금 규모는 2조 6634억원이며 주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이에 더해 고려아연의 공동매수자인 베인캐피탈도 지분 2.5%를 확보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에 힘을 보탠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 연합이 공개매수하는 지분은 최대 18%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에서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라며 “이번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확고히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영풍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가장 우량한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게 넘기려 한다”며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게 헐값에 넘길 것이 아니라 고려아연 지분을 투자재원으로 해 석포제련소 개선 등 경영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풍과 MBK가 법원결정에 반하는 새로운 가처분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잘못된 주장으로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라며 “주주분들은 이러한 잘못된 주장에 현혹되지 마시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 회장은 “만약 영풍이 원하면 석포제련소 현안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며 “영풍의 장형진 고문과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허심탄회하게 상의하고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고 싶다”고 제안했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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