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철강 시황 악화로 영업실적 저하
재무레버리지 지표는 우수한 수준 유지...조심스러운 개선 전망도
철강 스프레드 상승 시작
포스코 본사 전경 / 사진=포스코
포스코 본사 전경 / 사진=포스코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포스코그룹이 끝을 모르고 바닥을 치고 있다. 철강시황 악화로 영업실적이 저하됐고, 수익성 개선 여력도 제한될 전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철강과 이차전지 관련해 많은 전문가가 아직은 불투명한 전망을 이야기하지만, 내년 상반기 개선될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포스코그룹 분석보고서에서 철강시황 악화로 영업실적이 저하됐고, 업황 약세 국면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 여력이 제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철광석 가격 그래프 / 사진=스틸웨어
철광석 가격 그래프 / 사진=스틸웨어

◆높은 철강 부문 집중도...영업실적 저하

포스코그룹은 철강 부문의 집중도가 높다. 철강업을 중심으로 무역업과 건설업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중 그룹의 핵심 사업인 철강은 50% 내외의 매출 비중과 70%에 가까운 영업이익 기여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2023년 철강시황 악화로 영업실적이 저하됐다. 한기평은 “2022년에는 원자재 가격 강세를 판가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상반기까지는 양호한 영업실적 개선세를 유지했다”며 “그러나 5월 이후 주요국의 금리 인상 및 중국 경기 부진 우려 등으로 약세로 전환됐고,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로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영업실적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룹의 2022년 연간 매출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84조 8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전년 12.1%에서 큰 폭 하락한 5.7%를 보였다. 하락세는 2023년에도 이어져 연간 매출액은 77조 1200억원, 영업이익률은 4.6%를 기록했다.

철강 부문의 경우 2023년 초 침수 피해 조기 복구 후 조업 안정화에 따른 조강생산 및 제품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전방수요 위축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인하 및 물류비 급등 영향으로 영업실적이 전년 대비 저하됐고, 올해 1분기에도 수익성 저하세가 이어졌다.

비철강 부문의 경우 2023년 시황 악화에 따른 철강 트레이딩 매출 감소로 무역 부문의 외형이 축소되고,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로 친환경 미래 소재 부문의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한기평은 밝혔다.

다만 친환경미래소재 부문의 소재 사업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와 안정적인 계열 매출 기반 등이 양호한 사업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한기평은 덧붙였다.

특히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에너지소재 부문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기평은 “2023년에는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했음에도 고단가의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 개시 등으로 에너지 소재 부문의 매출 증가에 따른 외형 확대가 지속됐다”며 “다만 광물가 하락에 따른 역래깅 효과(투입 원재료 대비 판가 하락에 따른 스프레드 감소) 및 재고자산 평가 손실 등으로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 1분기에도 광물가 약세에 따른 판가 하락 및 미드니켈 양극재 판매 감소로 매출 증가 폭이 제약돼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3.6%였는데, 올해 1분기는 이보다 0.4% 하락한 3.2%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한기평은 "467억원의 재고자산평가손실 환입 효과가 반영되었지만 저조한 수익성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 수익성 추이 / 사진=한기평 포스코그룹 분석보고서 갈무리
포스코그룹 수익성 추이 / 사진=한기평 포스코그룹 분석보고서 갈무리

◆수익성 개선 당분간 힘들 듯

한기평은 그룹의 수익성 개선 여력도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 및 전방 수요 산업 부진, 저가 중국산 철강재 유입에 따른 공급 과잉이 이어지면서 2024년 하반기에도 철강시황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기평은 또 “제한적인 판가 인상 여력 등으로 롤마진 또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과거 대비 높아진 유틸리티 비용 부담 등이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수익성 회복을 막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경제 안정화 조치를 통한 자국 철강 수요 회복, 수급 구조 개선을 위한 자발적 감산 협의 등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수입 철강재로 인한 공급 과잉 부담이 이어지며 국내 업체들의 실적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비철강부문 역시 단기 전방 수요 둔화로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됐다. 한기평은 “친환경미래소재 부문은 전방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단기간 저조한 실적 흐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기조하에 국내외 공장 증설을 통한 생산 능력 확충, 배터리 셀 업체들과 기체결한 수주 잔고 등을 토대로 이익창출력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투자 부담 등이 확대되고 영업현금창출력이 감소하면서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기평은 “중단기 그룹의 투자 집행 규모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배당 성향 확대 및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따른 자금 유출 부담 역시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철강 부문의 낮은 수익성에 따른 영업현금창출력 감소로 잉여현금 보유 여력이 제한되면서 차입금 커버리지 및 재무안정성 지표가 현 수준 대비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그룹 재무구조 추이 / 사진=한기평 포스코그룹 분석보고서 갈무리
포스코그룹 재무구조 추이 / 사진=한기평 포스코그룹 분석보고서 갈무리

◆"저원가 철강 소화되는 내년 상반기 도약 전망"

하지만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던가. 긍정적인 평가와 조심스러운 개선 전망도 있었다. 한기평은 “2023년 그룹 영업 수익성 하락에도 법인세 지급액 감소 효과 등으로 영업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개선됐으나 신사업 투자 등을 위한 자본적지출 및 운전자본부담 증가로 잉여현금흐름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순차입금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의 순차입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재무레버리지 지표는 매우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순차입금/EBITDA 지표를 보면 2021년 0.4배에서 2023년 1.3배, 2024년 1분기 1.7배로 상승했지만 우수한 수준이다. 또한 2024년 3월 말 기준 부채 비율 71%, 차입금의존도 27.8% 등으로 재무레버리지 지표도 우수한 수준을 보였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미국과 주요 시장에서 친환경 정책 및 전동화 추진 방침과 광물가 하락으로 인한 EV 원가율 개선으로 다수의 저가 EV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차전지소재 수급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재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몇몇 증권사도 올해 3분기 혹은 내년 상반기 포스코그룹의 개선을 전망했다.

SK증권은 “원가와 스프레드가 개선되고 판가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구형 철근 물량이 저가로 소화돼 업계가 손실권에 진입했다”며 “중국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내년 상반기에는 그룹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최근 중국 철강 스프레드가 상승하고 있고 중앙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 발표 이후 시장 분위기가 반등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들이 그룹의 철강 부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가동률이 30~40%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1공장은 내년 상반기에 월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내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올해 하반기부터 선반영되며 주가도 점진적으로 회복세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 역시 “중국 인민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발표로 철강 수요 개선이 기대된다”며 “기대처럼 중국 철강 수요가 개선된다면 중국의 철강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별도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고로 개보수 완료에 따른 판매량 회복 영향으로 마진도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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