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50% 이상 주가 뛰었지만 PBR 0.5배 수준에 그쳐
향후 발표될 KB금융 주주환원책 관심집중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24일 발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30일부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실시간 제공된다. 4대 금융그룹 중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조기공시 특례로 지수에 편입됐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조기 편입에 연연하지 않고 갈 길을 가겠다는 입장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치가 컸던 만큼 윤곽이 드러난 밸류업 지수는 다양한 비판에도 직면하고 있다. 이에 국내 유가증권 종목 중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회자되는 금융주이면서, 최근 수년 동안 이른바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 중인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상황을 짚어 본다.
◆ '장군멍군' 주고 받은 상반기
올해 상반기 양 사의 순이익 경쟁은 미묘한 구도다. 지난해 전망에선 KB금융의 약세가 점쳐졌다. 홍콩 H지수 ELS 손실에 따른 실적 악화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 상반기 순이익은 신한금융이 2조7988억원, KB금융이 2조 773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순위가 뒤집어졌다. 2023년 상반기엔 KB금융이 3조149억원을 기록하며 순익 2조6831억원을 기록한 신한금융을 여유있게 제쳤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 KB금융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그런데 격차가 249억원에 불과하기에 3분기부터 다시 순위가 역전돼도 이상하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전망에 따르면 KB금융은 3분기 1조50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1조4383억원으로, KB금융에 비해 630억원 뒤쳐질 거란 전망도 함께 나왔다. 이런 전망대로라면 1위 자리가 다시 뒤바뀐다.
◆ 밸류업 지수 발표 후 양사 주가 변동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먼저 이름을 올린 신한지주지만 초반 폭발적 반응이라 말하긴 부족하다. 발표 다음날인 25일 종가 기준 5.14%가 떨어졌고, 26일엔 6.54% 올랐으나, 27일 장 마감 기준 다시 1.40% 하락했다. 발표 전 주가로 되돌아간 셈이다.
KB금융 역시 월등하게 두드러진 건 아니다. 25일 4.76%가 떨어졌으나, 26일과 27일 각각 3.97%, 3.20% 오르며 하락세를 메운 셈이다.
실시간 지수 정보가 제공되는 것이 주가변동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이지만, 본질적인 '밸류업'을 위해선 단순히 지수 편입 여부가 아니라 향후 주주환원율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의미있게 확대할 수 있을지 여부란 관측이다.
하나증권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일본 밸류업 지수인 JPX 프라임 150 지수에 일본 은행주들이 단 한 곳도 들어가 있지 않지만, 2023년 3월 일본거래소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일본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등 총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리면서 대형은행인 MUFG와 SMFG 주가가 평균 80% 추가 상승해 니케이 225 지수 상승 폭 42.1%와 JPX 프라임 150 지수 상승 폭 14.9%를 크게 초과하고 있는 사례를 되새겨 봐야 한다"고 지목했다. 이들 일본 두 은행의 평균 PBR은 0.8배를 상회하고 있다.
KB금융은 연초에 비해 현재 주가가 50% 가량 상승했고, 신한지주는 67% 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양 사의 PBR은 각각 0.54, 0.52배다.
◆ KB금융의 밸류업 공시 주목···'열린' 주주환원 기대
한편 KB금융은 오는 10월 24일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밸류업 공시를 병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장은 기존 은행(금융주)들과 다른 방식의 주주환원정책이 공개되길 기대하고 있다.
통상 일정 기한 내 총주주환원율을 45~50%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면, KB금융의 정책은 특정 상황과 조건이 충족될 경우 주주환원율이 단기간 내 50%를 크게 상회할 수도 있도록 상단이 열려 있는 방안일 거라 예상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이에 대해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와 이에 따른 보통주자본(CET1) 비율 상황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명목 자산성장률보다 RWA 증가율을 크게 낮출 수 있느냐가 주요 표인트가 될 전망이다"라며 "이번 밸류업 지수 편입이 무산되면서 계획보다 더 전향적으로 주주환원율 확대를 도모할 공산도 커졌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KB금융과 신한지주의 배당성향은 KB금융이 약간 더 높으나 대략 24~26% 수준이었다.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