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당정, 갈등의 골 심각
의료계, 협의체 불참 재확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의료 대란을 해결해야 할 ‘여야의정 협의체’가 사실상 출범조차 못하고 좌초될 위기다. 의료계의 불참 선언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만찬 회동을 했지만, 관련 현안에 대해 논의조차 없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등 집행부는 최근 한 대표에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잇따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은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지하 1층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에서 의료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정치권의 설득 등이 계속되면 대통령이 입장에 변화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채 홍보이사는 “협의체에 참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수많은 합의를 했지만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이용만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의체를 구성하기 너무 늦었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내년 3월까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의료 대란은 1년이 아니라 영구적인 상처로 남을 것으로 보여 정부가 약속을 지키고 의사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 지도부는 의정 갈등 해법을 놓고 시각 차이를 노출했지만, 우선 ‘화합’을 외치며 단일대오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및 여당 지도부와의 24일 만찬에 이목이 쏠렸지만, 민감한 현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한 대표가 요청했던 윤 대통령과의 독대도 무산되는 등, ‘이슈 못 건든 빈손 만찬’은 갈등의 골이 심각하다는 점만 재확인됐다.

갈등의 핵심의 2025년도 의대 증원에 대해서 당정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내년도 증원 조정은 대입 수시 모집이 시작됐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협의체에서 의제로 삼아 논의는 할 수 있다는 게 한 대표 입장이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사안인 만큼 일단 의제로 열어두고 의료계의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는 복안이다.

반면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뺑뺑이’ 사례들을 보면 후속 진료를 담당할 필수의료 전문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근본 원인”이라며 “정부는 의대 증원과 의료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계를 설득해야 협의체가 출범할 수 있는데 당과 정부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출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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