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스코다와 잇단 수소 시너지 협약으로 본격 외연 확장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수소'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올해 CES 발표에 이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잇단 협업이 이를 뒷밤침해 준다. 지난 2021년 수소사업 비전을 보여준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행사 이후 조용히 기술 개발에 매진해 오던 현대차가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수소가 전기차에 이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국가경제 성과로 새겨질지 주목된다.
◆ GM·스코다와 MOU…수소 사업 시너지 노린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연이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수소 시너지' 연합을 꾸리고 나섰다. 이달 12일 GM과 기술 공동 개발·생산 등 포괄적 협약을 맺은 데 이어 20일에는 체코 스코다 그룹 산하 스코다 일렉트릭과도 협력을 맺었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합종연횡의 사업동맹을 선택했다.
잇단 MOU에서 주목되는 점은 수소다. 현대차-GM, 현대차-스코다의 협약에도 명시됐듯 현대차는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등의 개발을 위해 이들 업체와 동맹을 맺었다. 지난 2021년 하이드로젠 웨이브를 통해 '수소비전 2040'를 선포한 뒤 다소 주춤했던 수소 관련 프로젝트들에 힘이 실릴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수소에 주목하는 이유에는 정의선 회장의 뚝심이 자리한다. 정 회장은 하이드로젠 웨이브 당시 연사로 나서 현대차의 미래 전략 주축으로 수소를 제시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수소 사회 비전은 수소 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2040년까지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수소를 향한 포부를 드러낸 셈이다.
다만 이후 행보는 주춤했다. 하이드로젠 웨이브 당시에만 해도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이 우상향하던 시기였다. 현대차는 이에 발맞춰 사업 확장을 추진했지만 기술 개발의 한계와 전기차에 밀린 수소차 판매량 탓에 사업이 침체기를 겪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은 지난 2020년 약 9500대에서 2022년 2만여대까지 성장했으나 지난해 1만6500대까지 후퇴했다.
◆ "당장 수익보다는 미래 먹거리 확보"
그럼에도 정 회장은 다시 수소를 외쳤다. 올해 초 열린 CES 2024에서 "후대를 위한 선택"이라며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 'HTWO'는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겠다고 천명했다. 바로 다음 달에는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 사업 관련 설비와 자산, 연구개발·생산·품질 인력 등을 모두 인수했다. 지난달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도 5조7000억원을 쏟겠다고 했다. 올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수소 분야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 공동의장을 맡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수소 확장 본색을 드러낸 셈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전동화 ▲수소 사업 시너지 ▲사업장 탄소 중립 ▲부품 공급망 탄소 중립 유도 ▲사회적 탄소 감축 활동 등 5대 영역을 바탕으로 2045년 탄소중립이 목표다. 수소를 포기할 수 없는 다른 이유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수소 동맹도 현대차를 재촉했다. 도요타와 BMW는 이달 초 수소전기차 부문 제휴를 맺는다고 밝혔다.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도요타와 독일 자동차의 자존심인 BMW가 힘을 합친 셈이다. 양사가 오는 2028년 첫 공동 개발 차량을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현대차의 시계 역시 빨라졌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전략을 손본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현대차가 오랜 기간 수소차 등 관련 연구·개발을 해온 만큼 사업 진척상 보폭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시기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차가 상용차 포함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에 이어 수소 차량 판매 1위를 유지한 만큼 관련 기술 진보에 따른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수소차는 다음 세대가 타깃이지만 기술 발전에 따라 빠르게 도래할 가능성도 크다”며 “지역별 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합종연횡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은 당장 수익보다 미래 먹거리 확보와 경쟁 우위 선점 차원의 행보로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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