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년 후 글로벌 시장 65조 규모 전망
GLP-1 계열 약물 시장 주도
한미약품‧일동제약 등 연구개발 박차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48.4%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480억3000만 달러(약 65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픽사베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48.4%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480억3000만 달러(약 65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픽사베이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마운자로(성분명 티제파타이드)’ 등으로 대표되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성장속도가 매섭다. 국내 제약사들도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年 평균 48.4%↑ ‘게임체인저’ GLP-1

최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66억 8000만 달러(약 9조원)에 이른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48.4%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480억 3000만 달러(약 65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비만 R&D 파이프라인 수는 지난해 총 121개(임상1상 49개, 임상2상 50개, 임상3상 22개)를 기록했다. 비만 관련 R&D 파이프라인은 점진적으로 증가해왔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만 유병률 증가의 영향으로 지난 2021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약리학적 분류별 비만 치료제 매출은 GLP-1 RA가 62.2(약 8조원)억 달러로 전체 비만 치료제의 약 93.1%를 차지했다. GLP-1은 체내에 존재하는 호르몬의 한 종류로 인슐린을 분비하여 혈당 및 체내 대사를 조절한다. 특히 우수한 체중감소 효과 대비 적은 부작용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보고서는 “GLP-1 약물의 기존 및 신규 승인, 동종 최초의 잠재적 블록버스터 등의 영향으로 예측기간 동안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현재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양분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상반기 기준 오젬픽·위고비 매출이 약 16조원, 일라이릴리 역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젭바운드로 약 9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들 비만치료제들은 국내 상륙도 임박한 상태다. 지난해 4월 품목허가를 획득한 위고비는 오는 10월 중순 출시를 확정했고 마운자로의 경우 올해 8월 허가를 받았다.

비만은 건강에 이상을 초래할 정도로 지방 조직이 체내에 과잉으로 축적된 상태를 의미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1996년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했다. 비만의 정의는 다양하나 일반적으로 WHO의 가이드라인 상 BMI(Body Mass Index) 30kg/㎡ 이상인 경우다. 한국은 BMI 25kg/㎡ 이상인 경우 비만, 30kg/㎡ 이상인 경우 고도비만으로 정의했다.

고령화 및 식습관 등 다양한 요인으로 비만 인구는 증가 추세이며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인구는 오는 2035년 약 19억 100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예상되는 사회·경제적 손실 규모는 약 4조 달러로 2035년 글로벌 GDP의 약 3% 수준이다. 국내 역시 비만으로 인한 국내 사회·경제적 손실 규모가 지난 2019년 13조 8000억원으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韓 맞춤형 비만 치료제…국내 제약사도 개발 박차

국내 제약사들 역시 비만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 비만 치료 전주기적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H.O.P 프로젝트 선두주자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국내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국인의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로 글로벌 제약사와 차별점을 뒀다. 임상 종료 예상 시점은 오는 2026년 하반기로 빠르면 2027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H.O.P 프로젝트 비공개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해 온 ‘신개념 비만치료제’가 오는 11월 미국비만학회(ObesityWeek)에서 베일을 벗는다. 체중 감량 시 근육 손실(감량 체중의 최대 40%)을 동반하는 기존 치료제들의 한계를 극복하는 해당 물질은 인크레틴과는 전혀 다른 작용 기전으로 체중 감량 시 근육을 증가시키는 ‘신개념 비만치료제’로 디자인됐다. 

이외에도 지난 6월 미국당뇨학회(ADA)에서 처음 공개돼 큰 주목을 받은 ‘HM15275’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잇는 차세대 혁신형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되는 이 약물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오는 2025년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동제약 역시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GLP-1 계열 후보물질 ‘ID110521156’을 개발 중이다. 임상개발 등 상업화 진행 상황에 따라 향후 경구용 형태에 제2형 당뇨병, 비만 등을 겨냥한 신약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임상 1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펩타이드 플랫폼 기술인 ‘오랄링크(ORALINKTM)’를 활용한 차세대 경구용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D02S’를 개발하고 있다. 오랄링크는 약물이 장에서 더 효과적으로 흡수되도록 설계된 기술로 체내 반감기를 늘리고 생체 이용률을 높여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연내 임상 1상 돌입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유한양행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YH34160’의 미국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을 통해 현지에서 비만 치료제 ‘DA-1726’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비만치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 중이며 향후 비만과 연관된 만성질환 영역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