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기 중 메탄 농도, 산업화 이전 수준의 2.5배 이상
"이는 기후에 대한 '적신호'"
미국의 메탄 배출량이 산업화 이전 대비 2.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미 노스다코타주의 가스전 메탄 소각 시설. /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메탄 배출량이 산업화 이전 대비 2.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미 노스다코타주의 가스전 메탄 소각 시설.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메탄 배출량을 줄이도록 장려하는 서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번성하는 화석연료 산업으로 인해 메탄을 대기 중으로 더 많이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글로벌 메탄 서약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배출량은 반대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메탄은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 중 하나다. 환경 데이터 회사 케이로스(Kayross)의 공동 설립자인 안토인 할프(Antoine Halff)는 "연구 결과 가장 나쁜 성과를 보인 국가 중 하나가 미국이다"라며 "이는 기후에 대한 '적신호'"라고 지적했다.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대응 시 대부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주로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 연소로 인해 발생하며, 그 열을 가두는 입자들은 수백 년 동안 대기 중에 남아있는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달리 소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가스의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천연가스로 알려진 물질의 주요 구성 요소이다.

메탄은 저장 시설, 파이프라인, 탱커에서 누출될 수 있으며, 종종 의도적으로 방출되기도 한다. 또 메탄은 가축과 매립지에서 방출되며, 습지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케이로스는 화석연료 시설에 초점을 맞췄다. 이곳에서는 대량의 메탄을 의도적으로 방출하는 '벤팅'과 의도적으로 태워버리는 '플레어링' 관행이 흔하게 일어난다. 이에 케이로스는 위성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석을 결합해 결론을 도출했다.

대기 중 메탄 농도는 현재 산업화 이전 수준의 2.5배 이상이며,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절반 이상이 인위적으로 배출된 것이다.

더불어 메탄은 대기 중에서 약 12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존재하지만, 여러 연구에 따르면 메탄의 열 포집 효과는 이산화탄소보다 80배 이상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메탄이 기후에 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2021년 미국은 글로벌 메탄 서약의 첫 서명국이자 주도국이었다. 이 서약은 10년 내에 2020년 수준에서 전 세계 인위적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158개국이 서명했다.

할프는 "2030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데도 여전히 엄청난 양의 배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주로 미국과 다른 지역에서 석유와 가스 생산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13개 화석연료 분지의 조사 결과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 중 서약에 서명하지 않은 3개국인 알제리, 이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포함됐다.

이 세 나라는 서약 서명국들보다 메탄 배출량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독일 녹색당 소속 유럽연합(EU) 의회 의원이자 최근 EU의 온실가스 배출 관련 보고관이었던 주타 파울루스(Jutta Paulus)는 "서약이 영향을 미첬다"며 "많은 해결책이 손에 닿는 곳에 있고, 비용 없이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많은 나라가 메탄을 줄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EU는 올여름 모든 회원국이 자국의 메탄 배출량을 연구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 도입 규정을 발표했다.

2029년부터는 알제리 등 국가로부터 가스 수입을 포함해 모든 에너지 수입품에 대해 동일하게 엄격한 배출 상한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30년에는 특정 배출 기준을 초과하는 수입 에너지에 대해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호주와 투르크메니스탄은 연구에서 유일하게 메탄 배출량이 많이 감소한 국가였다. "호주는 석탄 생산 중 가스의 의도적인 방출을 제한하려는 정책과 관련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프는 말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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