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북반구는 쓰레기 투기, 남반구는 쓰레기 수거 실패가 문제
인도, 연 930만t 배출...2~3위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의 2배
환경으로 흘러간 플라스틱에서 배출된 미세 플라스틱, 인간 건강 위협
전 세계가 매년 5200만Mt(미터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뉴욕시 센트럴 파크를 엠파이어 스테이프 빌딩 높이만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가 매년 5200만Mt(미터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뉴욕시 센트럴 파크를 엠파이어 스테이프 빌딩 높이만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매년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5200만t(톤/2020년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대 배출 지역은 글로벌 사우스(주로 적도에 가까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위치한 국가들로 이곳에서 쏟아지는 플라스틱 폐기물만 전체의 3분의 2에 달했다. 배출국 1위는 인도로 확인되며 이어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중국 순이다.   

영국 리즈대학교 코스타스 벨리스 연구팀은 4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네이처지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매년 발생하는 5200만t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미국 뉴욕시 센트럴 파크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높이만큼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 5만 개 이상의 도시와 마을에서 생산된 쓰레기를 조사했다. 또 매립지로 가거나 소각되는 플라스틱이 아닌 개방된 환경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의 57%는 무단 소각되고, 43%는 그대로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북반구에서는 쓰레기 투기, 남반구에서는 쓰레기가 수거되지 않는 점이 지목됐다.

특히 인도는 연간 930만t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생산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나이지리아(350만t)와 인도네시아(340만t)가 꼽히나 인도는 이들 국가가 배출하는 양의 2배가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자주 비난받는 중국은 280만t으로 4위를 기록했고, 파키스탄(260만t), 방글라데시(170만t), 러시아(170만t), 브라질(140만t)이 뒤를 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위 8개국이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현재 플라스틱 오염 수준은 낮지만, 1인당 기준 배출량이 매우 많다”며 “폐기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수십 년 내 세계 최대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 지역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 주요 원인으로는 북반구 선진국에서는 쓰레기 투기가, 남반구 저개발국은 시스템 미비로 쓰레기가 수거되지 않는 점이 꼽혔다. 발생량도 저개발국이 많은 글로벌 사우스에 집중됐다.

연구팀은 아울러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무단 소각되고 그대로 버려진 플라스틱에 집중했다. 리즈 대학교의 환경공학 교수이자 연구 저자인 코스타스 벨리스 교수는 “여기서 나온 극도로 작은 미세 플라스틱 혹은 나노 플라스틱이 해변의 시각적 불쾌감이나 해양 생물 문제에서 사람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벨리스는 교수는 “가장 큰 ‘시한폭탄’은 주로 글로벌 사우스에서 방출되는 미세 플라스틱”이라며 “그러나 미세 플라스틱은 이미 에베레스트 정상, 해양의 마리아나 해구, 우리가 숨 쉬고, 먹고, 마시는 모든 것 속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모두의 문제”라며 미래 세대를 괴롭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외부 전문가들은 이 연구가 전반적인 생산보다는 오염에 초점을 맞춰 플라스틱 산업에 면책권을 줬다고 평가했다. 플라스틱은 폐기물도 문제이지만 생산할 때도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제로웨이스트와 환경정의이니셔티브에 대해 일하는 닐 탕그리 선임이사는 “리즈대학교 연구팀은 플라스틱 오염을 훨씬 더 좁은 방식으로 정의했다”며 “실제로 소비 이후에 환경으로 배출되는 거대 플라스틱만을 다루고 있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지 폐기물을 더 잘 관리하는 것뿐’이라고 말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국제 오염물질 제거 네트워크의 과학 기술 고문인 테레사 칼슨은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오염 수준이 “충격적”이라며 오늘날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양이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역시 이 연구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으로 보내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국제 무역의 중요성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무역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칼슨 고문은 “실질적인 전체 폐기물 무역은 증가하고 있으며, 플라스틱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의 폐기물 수출이 2004년 10만t에서 2021년 130만t으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사회는 2022년 2월 국제 플라스틱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했고, 올해까지 다섯 차례 정부 간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 마지막 협상은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린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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