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기차 화재 1만대당 1.32건, 비(非)전기차 1.86건…"배터리 원인 화재 더 적어"
실내 화재 피해, "스프링클러 작동여부 관건"
세계 주요 충돌평가서 최고 수준의 성적표 받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 연합
세계 주요 충돌평가서 최고 수준의 성적표 받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 연합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잇단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전기차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입을 열었다. 현대차·기아는 인천 전기차 화재 이후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고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소개하는 등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데 주력하는 중이다.

현대차·기아는 29일 참고자료를 내고 "최근 전기차 화재의 언론 보도가 늘어나며 '전기차는 화재가 많다'는 인상을 주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1만대당 화재 건수는 지난해 기준 비전기차는 1.86건, 전기차는 1.32건으로 전기차 화재 발생 비율이 비전기차에 비해 30% 정도 낮다. 소방청의 화재 통계는 충돌 사고, 외부 요인, 전장 부품 소손 등에 따른 화재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승용 전기차에서 고전압배터리만의 원인으로 화재가 난 사례는 더 적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기아는 열폭주에 대한 우려도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전기차 화재는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여러 요인에 의해 유발되며, 외부 요인에 의한 전기차 화재인 경우 배터리 열폭주를 수반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최신 전기차에는 열폭주 전이를 지연시키는 기술이 탑재돼 조기진압 시 화재 확산 방지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부산 부산진구 연지 레미안어반파크 지하주차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견인한 화재차량을 이동식침수조를 이용해 소화하고 있다. 2024.8.27 / 연합
부산 부산진구 연지 레미안어반파크 지하주차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견인한 화재차량을 이동식침수조를 이용해 소화하고 있다. 2024.8.27 / 연합

화재 완전 진압까지 걸리는 시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진압이 더 오래걸린다는 우려가 큰데, 최근은 소방 기술의 발전과 전기차 화재의 특성 파악에 따라 여러 화재 진압 솔루션이 등장했다.

전기차 화재가 배터리의 열폭주를 동반해 온도가 1000도 이상으로 치솟기 때문에 내연기관차 화재보다 위험하고 피해가 크다는 주장도 사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같은 용량이라면 열량이 높은 연료를 싣고 있는 내연기관차의 화재 확산 속도가 더 빠르고 차량 외부 온도도 더 높이 오르는 편이다"라고 했다.

현대차·기아는 차 종과 상관없이 지하주차장 등의 실내 화재가 발생했다면, 스프링쿨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스프링쿨러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 2014년 120여대의 차량 피해를 낸 용인시 지하주차장 화재처럼 내연기관차라도 대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배터리 화재의 원인은 셀 자체의 제조 불량 또는 외부 충격 등에 의한 내부적 단락이 대부분이며, 현대차·기아는 과충전에 따른 전기차 화재는 0건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화재 발생으로 고객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또한 "배터리 셀 제조사와 함께 품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BMS를 통한 사전 진단으로 더 큰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배터리 이상징후 통보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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