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바이오시밀러 미국 진출 ↑
약값 인하 이슈, 우호적 환경 조성
FDA, 2025년 시밀러 허가신청 증가 예상
시장 변화 관련 이미지./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장 변화 관련 이미지./ 이미지투데이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미국 제약바이오 시장의 '약가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오리지널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입장에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당분간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다. 바이든 정부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약가협상법안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IRA 약가협상법안의 골자는 환자와 연방정부가 부담하던 비용을 보험사에 전가하는 것이다. 보험사는 환자 부담금 595달러에서 2000달러 미만인 제품의 약 65%의 비용을 부담하며 그보다 높은 가격일 경우 60%를 부담하게 된다. 595달러 미만까지는 환자가 전체 부담한다.

높은 도매가격(High WAC)을 책정한 제품일 경우 보험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 증가가 가파른데 비해, 낮은 도매가격(low WAC) 제품의 비용 증가는 상대적으로 적다. 

마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low WAC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수익구조 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보험사들이 의약품 제조사와 일부 마진을 공유하는 대신 저가의 바이오시밀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High WAC 제품을 사용할 경우 제조사 부담비율은 소폭 상승하나 low WAC 제품을 사용할 경우 제조사의 부담은 오히려 감소하게 된다"며 "이 경우 제조사가 보험사의 증가한 부담을 함께 분담할 여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는 low WAC제품을 선호하게 돼 제조사와 이러한 부담을 나눠 갖는 구조로 접근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체상표로 구조 개편 중인 보험사들

보험사의 수익구조 개편은 미국 3대 보험사 중 하나인 'CVS 헬스'를 시작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CVS헬스는 지난해 8월 자회사 '코다비스(Cordavis)'를 설립하고 바이오시밀러를 자체상표(Private label)로 공동생산 및 유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오리지널인 휴미라를 선호의약품에서 제외하고,. 코다비스의 공동 상표로 등록된 산도스의 '하이리모즈(Hyrimoz)'를 등재했다. 이 결과 하이리모즈의 처방이 급증, 지난 4월 기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82%를 차지했다.

김 연구원은 "3대 PBM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United Healthcare)역시 유사한 전략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보험사는 수익구조 개편이 필요하며 이미 CVS의 성공을 토대로 자체 상표 성공에 대한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이 바이오시밀러 자체 상표 출시를 발표한 후 제품 납품 업체를 공개한다"며 "유나이티드 헬스케어가 유사한 방식을 채택한다면 출시 발표와 더불어 납품업체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FDA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2위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시장 변화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허가를 신청 중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 허가를 획득한 국내 바이오시밀러는 총 13개다. FDA가 허가한 총 57개의 바이오시밀러 중 약 23%에 해당하는 비중으로, 미국(24개)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기업별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8개, 셀트리온 5개를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FDA로부터 3개의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오퓨비즈'를 비롯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 혈액·신장질환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 등이다.

셀트리온은 '인플렉트라(국내·유럽 제품명 램시마)'를 시작으로, 지난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까지 총 5종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특히 '짐펜트라'의 경우 램시마를 SC(피하주사)제형으로 변경, FDA로부터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최근 FDA로부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스테키마'의 품목허가를 받은데 이어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코센틱스 바이오시밀러 'CT-P55'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CT-P51'의 임상 3상 시험계획서를 잇달아 제출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10월 FDA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FDA, 바이오시밀러 허가심사 수수료 대폭 인상

바이오시밀러의 품목허가 신청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FDA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FDA는 최근 2025년 회계년도(올해 10월 1일~내년 9월 30일) '허가심사 수수료'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바이오시밀러 허가심사 수수료는 전년 대비 44.4% 증가한 147만 1118달러(약 20억원)가 될 예정이다. 전문의약품은 431만달러(약 59억원)로 전년 대비 6.45%, 제네릭과 의료기기는 각각 27.5%, 11.8% 인상된다.

바이오시밀러 허가심사 수수료 인상과 관련해 FDA 측은 "지난 몇 년간 바이오시밀러 검토 업무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계속 언급되는 주요 이슈 중 하나가 약값 인하"라며 "IRA 적용이 시작되면 보험사와 제조사 모두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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