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강화 기회…"전기차 배터리시장 중장기적으로 확대 지속될 것”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기 위한 전사적 대응에 나섰다.
K배터리 3사는 처해진 상황에 맞게 경영효율화, 투자속도 조절 등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좋지 않은 실적이 나오자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상황에 맞춰 공장 증설 등에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195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7.6% 감소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전년대비 ‘한 자릿수 중반 수준 증가’로 예측했던 올해 매출을 전년대비 ‘20% 이상 감소’로 대폭 축소했다. 또한 연간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세액 공제 전망치는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생산 목표 조정에 따라 기존 45~50GWh(기가와트시)에서 30~35GWh 수준으로 조정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고금리 트렌드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대해서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전동화 속도 조절 강도가 예상보다 높고 미국 대선 등 대외 변동성이 확대되며 올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연초의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요에 따른 전략적 우선순위를 고려해 생산능력 확장에 속도조절을 하고 필요시에는 증설 규모를 축소하는 것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신규 제품 생산을 위한 라인 전환을 추진해 각 생산 거점별 캐파 가동률을 최대한 높여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리튬황, 전고체, 바이폴라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속도를 내 2030년 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2분기 영업이익(2802억원)이 지난해 동기보다 37.8% 축소된 삼성SDI는 기존 투자 계획을 유지하며 캐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현 상황이 전기차 캐즘과 주요 고객들의 재고 조정,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 등에 따른 단기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산업의 고성장은 변함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삼성SDI는 전기차 수요 둔화 극복을 위해 매출 극대화 전략에 나선다. 특히 미국에 P6 판매를 확대하고 신규 프로젝트 수주를 확보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스텔란티스와의 미주 합작법인(JV) 양산 시점은 내년 1분기에서 연내로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나아가 시장 선도를 위한 미래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전고체, 46파이 등 차세대 제품 개발과 양산 공급 준비, LFP(리튬인산철) 등 저원가 솔루션 플랫폼 개발, 건식 극판 파일럿 라인 구축 등에 속도를 올린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상무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헝가리 법인 증설, 미주 에서의 스텔란티스 JV 1공장 건설 등 이미 확보돼 있는 수요를 대응하기 위한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며 “전고체 전지와 46파이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투자들을 진행하고 있는 중으로 올해 투자는 상반기 기준으로 이미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영업손실 4601억원을 기록한 SK온은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라인을 일부 전환하고, 양산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 활동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며 “생산과 구매 경쟁력 제고 등 기존의 운영 효율성 개선 노력과 불여불급한 비용 발생 항목이 없었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온도 중장기적 전망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SK온은 글로벌 전기차가 2030년 기준 2500만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향후 연 2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SK온은 이에 맞춰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확보한 NCM(니켈‧코발트‧망간)파우치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폼팩터 확장을 가속화한다. 현재 SK온은 각형 배터리에 대한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또한 캐즘에 따라 과도기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도 탄력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SK온 측은 “전동화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는 주요 고객과의 다양한 협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지역별 시장 점유율을 강화하고 고객 풀을 다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