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기자] 한국 원전이 체코에서 사업비 24조원 규모의 신규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을 수주하는데 사실상 성공했다. 이로써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원전 수출을 앞두게 됐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17일(현지시간) 각료회의를 열고 한국수력원자력을 두코바니 원전단지에 2기(5·6호기)의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최종 계약 체결을 위해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의 자회사인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와 단독으로 협상할 지위를 확보했다.
한수원은 발주사와 세부 협상을 거쳐 2025년 3월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체코 정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선 확정된 2기 건설 사업비가 4천억코루나(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체코는 두코바니와 테멜린 원전 단지 두 곳에서 각각 4기, 2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두 지역 원전 단지에 각각 2기씩, 총 4기(각 1.2GW 이하)의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해왔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2기 원전 외에 향후 테멜린 지역 2기(3·4호기) 원전을 추가 건설할 경우에도 한수원에 우선 협상권을 주는 옵션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총수주액은 최대 40조원을 웃돌게 돼 20조원이었던 바라카 원전의 2배가 된다.
이번 체코 원전 수주는 경쟁 상대였던 세계 2위 원전 대국인 프랑스를 안방인 유럽에서 꺾은데다 국내 원전 업계가 ‘팀코리아’로 묶여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한수원이 주도하는 '팀코리아'에는 같은 한국전력 그룹사인 한전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와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민간 기업이 함께 참여했다.
체코 정부가 2022년 3월 입찰을 개시한 뒤 한수원, 프랑스 EDF, 미국 웨스팅하우스 3사가 경쟁에 참여했다. 수주전은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배제한 채 시작됐다. 지난 1월 웨스팅하우스가 자격 미달로 탈락하면서 한국과 프랑스 2파전으로 압축된 끝에 한수원이 수주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