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난기류 대비해 안전수칙 개편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최근 난기류로 인한 항공기 피해사고가 빈번해지고 있다. 난기류는 운항 중 자주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지구가열화가 예측할 수 없는 청천 난기류의 빈도와 강도를 높이며 상공 위 운항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난 5월 미얀마 항공을 비행하던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 54m를 급하강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73세 승객이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85명이 부상을 입었다.
싱가포르 항공은 성명을 통해 “이륙한 지 10시간 만에 3만7000피트 상공에서 갑작스럽게 극심한 난기류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그 이후 5일 만에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항공 항공기가 난기류에 휘말렸으며 지난 2일에는 스페인에서 우루과이로 향하던 에어유로파 항공기가 강한 난기류를 만나 회항했다.
난기류는 공기의 흐름이 불안정해지는 현상으로, 지형이나 뇌우 등 기상현상에 의해 발생한다. 보통 난기류는 운항 중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조종사는 기상예보나 기상레이더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맑은 하늘에 발생하는 ‘청천 난기류(CAT)’의 발생빈도가 늘어나며 이로 인한 피해가 빈번해지고 있다. CAT는 폭풍이나 구름 등과 같은 전조 증상 없이 나타나 기상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아 예측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CNN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만 6만5000대의 여객기가 난기류를 경험하며 그중 5500대는 심각한 난기류에 직면한다.
일각에서는 지구온난화가 청천난류의 발생 빈도와 위력을 키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영국 레딩대학교가 전세계 난기류 동향자료를 근거로 청천 난기류를 분석한 결과, 지난 1979년부터 2020년 사이 극심한 난기류 발생건수가 55% 증가했으며 1950년과 비교해 2050년 미래에는 더 많은 청천 난기류가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보고서는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노선인 북대서양 상공에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기준 ‘심한 단계(Severe)’의 청천 난기류 지속시간이 1979년 17.7시간에서 2020년 27.4시간으로 9.7시간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중간 세기(Moderate)’는 70.0시간에서 96.1시간으로 26.1시간, ‘약한 단계(Light)’는 466.5시간에서 549.8시간으로 802시간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로 공기가 따뜻해지면서 제트기류가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급격하게 바꿔 북대서양을 포함한 전세계 청천 난기류가 강화될 것”이라며 “2050년에서 2080년까지 청천 난기류가 전세계적으로 2~3배 이상 증가하고 난기류를 지속시간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2021년 서울대 연구진도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지구온난화로 난기류가 과거에 비해 약 2배 이상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서울대 연구진은 청천 난기류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제트기류(Jet stream)가 동아시아에 강하게 형성돼있어 동아시아 지역의 청천난류 발생 빈도가 미주와 유럽보다 2배 높으며 증가 추이가 2배가 빠를 것으로 강조했다.
제트기류는 비행기가 다니는 높은 고도에서 시속 100~250km로 부는 강한 바람으로, 지구온난화로 남북 온도 차이가 커지며 점차 강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난기류로 인한 승객과 승무원 부상 방지를 위해 지난 1일부터 중·장거리 전노선을 대상으로 객실 서비스 종료 시점을 최대 20분 앞당겼다.
대한항공은 “예상 가능한 난기류 지역을 통과할 경우 기내에는 신호음과 함께 ‘좌석벨트 착용(Fasten Seat Belt)’ 표시등이 켜진다. 이때 모든 승객들은 반드시 승무원들의 안내에 따라 지체없이 착석 후 좌석벨트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난기류가 발생하면 기장이 직접 안내방송을 실시한다. 기존에는 기장이 캐빈 매니저(객실사무장)에게 기상 상황을 전달하면 캐빈 매니저가 방송했지만 신속한 대응을 위해 단계를 축소한 것이다.
김우정 기자 yuting4030@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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