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삼성 격차 50.7%p…'3나노 GAA 공정' AMD 협업 기대
[한스경제=김정연 기자] TSMC가 구글 협업, 설비투자 확대 등에 나서며 독식 구조를 견고히 하고 있다.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더욱 늘어나 2위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위기를 돌파하고 TSMC를 추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5일 대만 디지타임스 등에 따르면 구글과 TSMC는 차세대 스마트폰 ‘픽셀 10’ 시리즈에 탑재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텐서(Tensor) G5’ 양산을 위한 테이프아웃(tape-out) 단계에 돌입했다.
테이프 아웃은 반도체 양산 직전 단계로, 최종 설계 도면이 양산 라인으로 투입되는 단계다. ‘텐서 G5’는 TSMC의 3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될 예정이며, 기존 제품(텐서 G4)보다 성능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구글의 ‘픽셀 10’ 시리즈는 내년 출시 예정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 2021년부터 올해 하반기 선보일 ‘픽셀 9’ 시리즈까지 삼성전자가 제조한 AP 칩을 탑재해 왔다. 즉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중단하고 내년부터 TSMC와 손을 잡는 셈이다.
아울러 TSMC는 본격적인 2나노 양산 경쟁을 위해 내년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를 320억~360억달러(44~50조원)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예상치인 280억~320억달러(38조6000억~44조2000억원)보다 12.5~14.3%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 2022년(363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TSMC는 2나노 공정 등 초미세공정 연구개발(R&D) 확대, 생산라인 증설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전망이다. 대만의 북부 신주과학단지 바오산 지역과 남부 가오슝 난쯔 과학단지 등에 최소 8개의 2나노 공장을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TSMC는 이와 관련한 보도에 논평하지 않겠다고 했다. 설비투자 등은 지난 4월 발표한 것처럼 시장의 장기적 수요를 토대로 신중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TSMC는 2025년 말에서 2026년 사이에 2나노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뜻하는 단위다.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2나노는 현재 파운드리 업계에서 상용화된 3나노보다 앞선 기술이다.
특히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60여대를 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EUV 장비는 반도체 미세공정의 핵심장비로 ASML만이 유일하게 만들 수 있다. TSMC는 이를 활용해 2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풀이된다.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도 확대됐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57.9%에서 4분기 61.2%, 올해 1분기 61.7%로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지난해 3분기 12.4%에서 4분기 11.3%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구글 등 글로벌 고객사와 협업 중인 TSMC와 다르게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아직 뚜렷한 대형 고객사의 수주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삼성전자의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로 대형 고객사 공략에 성공한다면 TSMC 추격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지난 5월 3나노 GAA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반도체 양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가 AMD와 협업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현재 3나노 GAA 공정이 가능한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김정연 기자 straight30@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