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연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에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응할 고용량·고성능 낸드플래시 제품 수요 역시 늘고 있다. 이에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성능과 용량을 높이는 적층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낸드는 D램과 함께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주요 제품으로, 주로 장기 보관의 역할을 담당한다. 각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적층 기술이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일본 키오시아는 최근 공개한 3차원 낸드 로드맵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낸드 적층 수 1000단 개발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키오시아가 당초 예고한 1000단 도달 시기(2031년)보다 4년을 앞선 시기다.
낸드 업계는 지난 2015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48단 낸드를 양산한 후 고층 빌딩 경쟁을 하듯 매년 최고 단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36단 8세대 V낸드 뒤를 잇는 290단 수준의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9세대 V낸드는 차세대 낸드 인터페이스 ‘토글(Toggle) 5.1’이 적용돼 8세대 V낸드 대비 33% 향상된 최대 3.2Gbps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구현했다.
내년에는 400단 수준의 10세대 제품 출시할 계획이다. 10세대부터는 트리플 스택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300단대 제품을 건너뛰고 바로 400단대로 직행하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트리플 스택은 셀의 전류가 흐르는 통로인 ‘채널 홀’을 세 번 뚫는다는 것이다. 채널 홀을 뚫는 횟수가 적을수록 생산성이 높아진다. 기술적 한계로 300단 안팎의 제품을 제조하려면 트리플 스택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SK하이닉스도 내년 양산 목표로 321단 낸드를 개발 중이다. 지난 2월 이동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321단 4D 낸드는 압도적 성능으로 업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개발을 마무리하고 제품을 공급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단기적 목표”라고 밝혔다.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낸드는 AI 확산에 따라 학습해야 할 데이터가 커지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올해 1분기 글로벌 낸드 매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28% 증가한 147억960만달러(20조원)를 기록했다.
아울러 올해 2분기 낸드 가격이 전분기 대비 13~1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낸드 시장 세계 3위(올해 1분기 기준)인 일본 키오시아도 18개월 만에 감산을 끝내고 가동률 100%로 생산 라인을 정상화했다.
김정연 기자 straight30@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