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특화채널 'BIZ프라임센터' 확대…기업대출 잔액 증가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은행권에 인사 태풍일 몰아칠 전망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 말에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이자이익에 따른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은헹권은 고금리·경기침체에 따른 금융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고려해 ESG 경영을 중심으로 상생금융에도 총력을 기울여 실적과 사회적 책임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다만, 최근에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금융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어 금융권 안팎에선 일부 은행권 수장의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5대 은행장의 지난 행보를 살펴보았다. <편집자주>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다사다난한 임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우리은행장에 취임한 그는 기업금융 명가(名家) 부활을 천명하며 중소기업 특화채널 신설 등,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기업금융 영업력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1위 달성'을 목표로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성 확보 △선제적 리스크 관리 △디지털/IT 경쟁력 제고 △경영 체질 개선 △사회적 책임 강화 등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조 행장은 우리은행을 대표하는 ‘기업금융 영업리더’로 꼽힌다.
조 행장은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2012년), 대기업심사부장(2014년), 강북영업본부장(2017년) 등을 거쳐 기업그룹 집행부행장(2022년)에 이르기까지 기업영업부문에서 경험을 축적하며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실제로, 지점장 초임지였던 상일역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들었으며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근무 시에 전 은행 KPI(성과평가기준) 1위와 2위(2013, 2014년)를 수상하며 영업 역량을 입증했다.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시절에는 금융권 최초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어주는 공급망금융플랫폼(SCF)인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하는 추진력을 보였다. 원비즈플라자는 은행이 상생금융과 동반성장을 구현한 구체적인 사례로 최근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도 소개돼 호평을 받았다.
조 행장은 우리금융을 기업금융 강자로 도약시키겠다는 임종룡 우리금융회장과 원팀(OneTeam)을 이뤄 우리은행의 기업 영업력을 극대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먼저 서울·경기지역 뿐 아니라, 지방지역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 특화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미래금융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조 은행장은 지난해 하반기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제시한 이후 인천남동공단과 울산공단 등, 다소 험지를 공략해 공단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특화채널인 'BIZ프라임센터'를 늘리고 있다. BIZ프라임센터는 우리은행이 손꼽는 베테랑 기업금융전담역(RM)·프라이빗뱅커(PB) 등이 집중배치 돼 기업금융을 전담하는 점포로, 조 행장이 취임과 동시에 ‘기업금융 명가’ 재건 전략을 담아 신설한 중소기업 특화 채널이다.
우리은행은 반월/시화, 남동/송도, 창원/녹산, 대구/경북, 울산과 호남 등, 8개 지역에 비즈(BIZ)프라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조 행장의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노력에 힘입어 우리은행의 올해 3월 말 기업대출 잔액은 146조 6823억원으로 조 행장 취임전인 2023년 5월 말의 132조 4686억원에 비해 10.7% 가 증가했다.
또한 조 행장은 취임 후 자산관리 영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투체어스W(Two Chairs W)는 지난해 취임한 조 행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자산관리 특화 영업점 브랜드다. 영업현장에서 검증된 마스터급 PB지점장을 고객 접점에 전진 배치해 1:1로 마주앉아 원스톱으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7월 투체어스W 청담과 대치를 시작으로 올 1월에는 수도권 외 거점으로는 처음으로 ‘투체어스W 부산’을 개점했다. 우리은행은 2026년까지 반포·강북 등, 주요 거점에 투체어스W를 20개까지 늘려 고품격 서비스의 양과 질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초고액 자산가 대상 특화점포인 TCE시그니처센터는 2023년 10월 말 기준 수신 총량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씨티은행 출신 PB들을 영입해 신설한 지 1년 10개월 만의 성과로, 우리은행은 검증된 고객관리 노하우와 포트폴리오 영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은행은 올해 리딩뱅크를 자신하고 있다.
조 행장은 지난 1월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핵심사업 집중, 미래금융 선도'를 경영목표롤 설정하고, 선택과 집중의 영업전략을 통해 '2024년 시중은행 중 당기순이익 1위 달성'을 천명했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1년이지만, 연임 가능성에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의 대표적인 성과 지표인 경영 실적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 5159억원으로 2022년 대비 13%가 감소했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한 2조원대 실적이었다. 또한 올해 1분기에는 홍콩H지수 ELS 손실배상 관련 충당금이 미미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4%가 줄어든 7897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또 다시 터진 횡령 사고도 조 행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방의 한 지점 직원 A씨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빼돌린 뒤 해외 선물 등에 투자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A씨의 투자 손실액은 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에 700억원대 횡령사고가 적발되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2년 만에 또다시 횡령사고 터지며 내부통제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조 행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파악하고 또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을 해 재발 방지를 하도록 하겠다"며, "모든 임직원에게 내부통제 시스템뿐만 아니라, 내부통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교육을 통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