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경쟁 심화
"M&A 통한 빠른 시장 진입 증가 예상"
제약바이오 참고 이미지. /이미지투데이 제공
제약바이오 참고 이미지. /이미지투데이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미국에서 연내 생물보안법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며 위탁개발생산(CDMO) 강국인 중국의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중국의 공백으로 생길 수요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LEK컨설팅 그룹이 미국 제약바이오 73곳을 대상으로 생물보안법이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중국 기업과의 협력 신뢰도는 최대 50%까지 하락했다. 부문별로는 중국 CDMO 기업과의 협력에 대한 신뢰도는 49%, 중국 CRO 기업에 대해서는 32%, 중국 약물 개발 파트너는 3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보안법이 통과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의 관계 단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CDMO 강자인 중국의 빈자리를 인도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노리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역시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미국 소재 제약사와 1조 46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3조 5009억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계약에 대한 증액 계약과 신규 수주 계약을 추가로 확보하며 올해 누적 수주 금액이 2조 5000억원을 넘어섰다. 하반기에 추가 계약이 성사될 경우 지난해 수주액을 훨씬 웃돌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4월 준공을 목표로 18만ℓ 규모의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5공장이 완공될 경우 생산 규모는 총 78만 4000ℓ가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ADC(항체 약물 접합체) 전용 생산시설의 가동 준비를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독일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Klocke)그룹과 CDMO 전문회사 IDT바이오로지카(Biologika)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에 설립된 100% 자회사를 통해 클로케그룹이 보유한 IDT바이오로지카의 구주 일부와 신주를 포함해 회사 지분 60%를 약 3390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이 계약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cGMP 수준의 생산 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글로벌 수준의 생산설비 확보를 통해 미국, 유럽 등의 시장을 겨냥한 포트폴리오를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항암 바이러스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바이오 영역으로의 진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일 착공식을 열고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설의 첫 삽을 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 조성을 통해 글로벌 톱10 CDMO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에 각각 12만ℓ 규모의 공장 총 3개를 건설할 예정이다. 2027년 1분기 본격 가동을 시작할 1공장을 필두로 3공장까지 모두 완성될 경우 약 3만 7000명의 고용 창출과 1조 5000억원의 생산 유발을 기대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시라큐스 공장의 생산 노하우와 전문 인력을 송도 바이오 캠퍼스의 안정적 안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며 "업계 후발주자로서 제품의 품질을 높여 글로벌 CDMO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바이오는 CMO 사업을 본격 선언하며 cGMP 수준의 바이오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원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자동 시스템을 적용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웅바이오의 바이오 공장은 오는 8월 완공 후 202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GMP 승인과 202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대웅바이오는 CMO를 넘어 CDMO 기업으로의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대웅바이오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제약 회사로의 확대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바이오의약품 대량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체 의약품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데 공장 신축·설비 변경, 인재 확보 등에는 시간과 자본이 많이 든다"며 "후발 주자들은 빠르게 CDMO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M&A를 통한 기존 노하우와 인력을 흡수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에 해당하는 만큼, 계속해서 M&A 소식이 들려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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