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아밀로이드 표적 요법
FDA 만장일치 승인
국내 출시 미정
일라이 릴리 키순라(Kisunla)./ 일라이 릴리 제공
일라이 릴리 키순라(Kisunla)./ 일라이 릴리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 '키순라(성분명 도나네맙)'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진출 여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에 따르면 키순라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뭉치는 것을 억제해 인지능력 저하를 늦추는 제품이다. 

일라이 릴리는 초기 단계 알츠하이머 환자 1736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키순라를 투여받은 환자는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에 비해 인지 저하 속도가 35% 정도 감소했으며, 일상 생활 활동 수행 능력 저하는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는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며 생긴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독성이 강하고 쉽게 용해되지 않는 성질이 있어 뇌 속에서 덩어리로 응집된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뭉친 덩어리는 뇌 신경세포 손상에 영향을 주며 기억력과 판단력 등 인지 능력 저하를 일으킨다. 

키순라의 장점은 투여 주기가 길다는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투약하면 되며, 투약을 중단해도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연구진은 임상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한 후 약물 투여를 중단했다. 키순라 투여 환자의 17%가 6개월 만에 투약을 중단했고, 47%는 1년 이내, 69%는 18개월 이내에 투약을 중단했다. 이 결과 투약을 중단한 1년 뒤까지도 인지 능력 저하 속도가 감소되는 것이 확인됐다.

일라이 릴리 측은 키순라가 다른 아밀로이드 표적 요법에 비해 환자의 치료 비용 부담을 줄이고, 주입 횟수 감소에 따라 편의성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밀로이드 표적 요법은 뇌 부종 등의 부작용을 지적 받고 있다. 키순라 역시 뇌 부종과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임상 과정에서도 키순라를 투여한 사람의 약 4분의 1이 뇌 부종 또는 출혈을 겪었다. 이들 중 약 2%는 심각한 증상을 보였고 3명이 사망했다. 이에 FDA는 지난 3월 안전성과 효능을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승인 결정을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키순라의 이점이 부작용보다는 크다고 입을 모았다. 알츠하이머 약물 발견 재단(ADDF)의 공동 설립자인 하워드 필릿(Howard Fillit) 박사는 "이번 FDA 승인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치료 표준을 발전시키는 또 하나의 진전"이라며 "알츠하이머를 지금보다 더 빨리 진단하고 치료하면 질병의 진행을 의미있게 늦출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키순라 미국 허가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시장 진출 여부 및 시기 등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한국 출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FDA 승인을 받은 임상 시험의 경우 한국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라이 릴리 측은 한국과 중국에서 초기 증상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임상 3상인 'TRAILBLAZER-ALZ 5'를 진행 중이다. 이 시험은 2027년 4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는 도나네맙 허가 신청 여부와 관련해 논의 중이며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한국릴리는 국내 환자들에게 신속하게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양사는 올해 말 국내 시장에 레켐비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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