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가 공동 주관한 제6회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출전 선수 명단에 ‘최경주’란 이름은 없다. 그러나 공식 기자회견에선 최경주(54)가 계속 언급됐다.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첫째 날인 13일 강원도 춘천시 남춘천 컨트리클럽에서 만난 김성용(48)은 “최경주 선수의 (앞선) 우승을 보면서 나이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김성용은 1970년생인 최경주와는 6살 차이다. 50대를 앞둔 김성용은 “최경주 선배가 정말 큰 숙제를 남겨 주셨다. 더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 날 14일 선두권에 오른 이동환(37) 역시 “최경주 선수는 50세가 넘는 나이로 우승을 했다. 제가 40대가 되어도 충분히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선수들은 최경주가 50대 중반의 나이로 지난달 SK텔레콤 오픈에서 정상에 선 사실에 대해 하나같이 존경심을 나타냈다. 최경주는 54번째 생일(5월 19일)에 최상호(50세 4개월 25일·2005년 KT&G 매경오픈)를 넘어 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신기록을 썼다. KPGA에서 19년 만에 나온 50대 우승자이자, 투어 통산 17승째 달성이기도 했다. 해외 투어 13승까지 합치면 무려 30승째다.
이동환은 “KPGA 투어만 봐도 40~50대 선배 선수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후배로서 선배 선수들이 대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열정적으로 경기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이 배웠다. 30대로서 본받아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지금 20대 선수들이 또 이런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경주가 KPGA에 데뷔한 건 무려 30년 전인 1994년이다. 그 시기쯤 태어난 아들뻘 선수들과 함께 필드를 누비며 여전히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회장에서 본지와 만난 KPGA 한 관계자는 “최경주 선수의 우승은 20~30대 선수들은 물론이고 특히 40~50대 선수들에게도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실제로 황인춘(50), 김성용 등 선수들이 최근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최경주 선수의 우승이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골프 한일전’이란 수식어처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선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끝까지 치열한 샷 대결을 벌였다. 미디어센터 내에선 한국과 일본 취재진의 장외 경쟁이 펼쳐졌다. 최경주는 남자골프 전설답게 이러한 굵직한 대회에서 후배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심지어 출전하지도 않은 대회에서 말이다. 최경주의 남다른 위상을 새삼 재확인할 수 있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