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축구 대표팀 사령탑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걸림돌로는 빠듯한 재정이 꼽힌다.
한국 축구 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던 제시 마시(51·미국) 감독은 캐나다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캐나다축구협회는 14일(이하 한국 시각) 마시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다.
정해성(66)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달 마시 감독과 영국 런던에서 직접 만나며 협상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소득은 없었다. 때문에 5월 중순까지 새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축구협회의 계획은 완전히 꼬이게 됐다.
축구협회가 마시 감독을 놓친 이유는 현실적인 계약 조건의 차이 때문이라고 축구계는 보고 있다. 축구협회는 차기 대표팀 사령탑의 연봉을 200만 달러(약 27억 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마시 감독이 요구하는 수준은 협회의 계획을 크게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시 감독은 전 소속팀 리즈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350만 파운드(60억 원)를 연봉으로 받았다.
축구협회는 차선책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마시 감독 외에도 헤수스 카사스(51·스페인) 이라크 대표팀 감독, 브루노 라즈(48·포르투갈) 전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감독, 세뇰 귀네슈(72·튀르키예) 전 베식타시 감독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들 역시 마시 감독이 요구하는 액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축구협회는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전임 감독의 처참한 실패로 물게 된 위약금 여파가 크다. 클린스만 감독의 잔여 연봉은 7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그가 데려온 코치들의 급여도 20억 원이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축구협회의 예산은 빠듯하다. 천안에 건립 중인 축구종합센터에 예산의 상당 부분이 들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재정에 어려움을 겪어 FIFA로부터 500만 달러(약 69억 원)를 빌렸는데 아직 상환을 하지 못한 탓도 있다.
시간도 축구협회의 편이 아니다. 한국은 6월 A매치 기간에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5, 6차전 일정으로 싱가포르(6일), 중국전(11일)을 치러야 한다. 만약 새 감독 선임 작업이 늦어지게 되면 6월 A매치도 3월 A매치처럼 임시 감독 체제로 가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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