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 대선 경쟁 영향...정책 노이즈 심화 전망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올해 1분기 엘엔에프·에코프로비엠·포스코홀딩스 등, 2차전지 업계가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업황 악재가 실적을 통해 드러나면서 관련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증권가는 전기차 수요 부진과 리튬이나 니켈 등,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 고금리와 같은 영향으로 2분기까지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엘앤에프의 주가는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10일 전날 대비 2.20% 오른 15만 3600원에 거래중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전날 대비 0.45% 하락한 21만 9500원,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대비 1.16%가 하락한 38만 4000원, 에코프로머티는 전날 대비 1.74%가 떨어진 10만 1400원에 거래 중이다. 포스코홀딩스의 경우는 전날 하락 마감했으나, 10일 전날 대비 0.75%가 오른 10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엘앤에프가 9일 발표한 실적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3.4%가 하락한 6357억원, 영업적자는 2039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2%가 감소한 9705억원,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94%가 급감한 6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사업부의 경우 1분기 연결 기준 7817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매출액 감소를 보였으나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증권가는 전기차 시장이 고금리·보조금 감축·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접어든 점이 위기로 작용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1분기 업황 부진 타격으로 2분기까지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리튬 가격에 따른 재고 평가 손실이 크고, 공장 가동률 회복이 지연될 경우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고 봤다. 특히 리튬의 경우 kg당 20달러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실적 추가 개선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8일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109.5위안이다.
아울러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리스크를 안았다. 바이든 정부는 2032년까지 미국 신차 시장 내에서 전기차 비중을 67%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대선을 기점으로 전환 속도를 늦추기로 결정했다. 특히 트럼프는 당선 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에너지 관련된 바이든의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제언해 전기차 업계를 긴장하게 만든 바 있다.
유안타증권의 이안나 연구원은 "미국 대선 경선 일정 이후 본격 대선 경쟁에 들어가는7~8월 전당 대회 시기(공화당 7월 15일~18일, 민주당 8월 19일~22일)에 정책 노이즈 심화로 섹터 비중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가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2분기에도 큰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나, 3분기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이용욱 연구원은 엘앤에프에 대해 "2분기까지는 낮은 가동률과 높은 원가가 투입된 NCM523 제품의 판매로 인해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부터는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흐름이 전망되며 올해 2건의 수주를 기반으로 중장기 출하량 증가에 대한 가시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소재 가격이 저점을 기록하면서 하반기에는 주가 개선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대차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그간 부진했던 유럽향 NCM523 출하량도 일부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어 배터리 업종 전반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주가는 어느 정도 저점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영선 기자 pys7106@sporbiz.co.kr



